내가 해먹는 음식들. 비건음식이라고 말 안할 것 내가 먹는 건 다 비건이고 나에게 비건이 아니면 음식이 아님


0 영국은 채소과일등 식재료가 저렴해서 너무 행복하다. 
밖에서 사먹는 건 비싸기도 하지만 너무 짜고, 양이 적으면 더시키기도 그렇고 많은데 남기긴 너무 많고 싸가기엔 너무 적고 그래서 다먹고 배불러터진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그새럼들이 음식을 어떻게 만들고 거기에 뭘 넣는지 내가 알 길이 없다. 
약간 의심이 많은 성격. 그리고 세상은 그냥 벌컥 믿어버리기에는 너무 위험한 곳.

1 나는 만들기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뭘 만지고 만들고 직접 해보고 하는 걸 좋아했다.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음식을 좋아하고 먹는 걸 좋아해서 맛있다고 소문난 건 다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고 궁금한건 또 못참고.. 
사먹는 것도 완전 맘에들면 그대로 만들어서 언제든지 먹고싶을때마다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완전 맘에들지 않으면 내가 레시피를 알아내서 내입맛에 맞게 만들어서 먹고싶다. 
(예예 매우 까탈스럽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알기 때문에 
맛없는거 먹고서 돈내는거 진짜 싫어함 

2 나의 요리법이라 하면.. 그냥 먹고싶은 음식이나 재료를 생각한다. 
예를들면 파스타, 쌀밥, 두부, 쌀국수 아니면 케일, 브로콜리, 가지, 주키니, 시금치 이렇게.. 
그리고 연관되어서 그걸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뭔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내가 집에 갖고 있는게 뭐 있지 생각해본 뒤 뭐를 넣으면 괜찮을까, 
뭔가 신박한 맛이 나지 않을까? 머릿속으로 요리를 해서 먹어봄;;; 

아니면 내집에 있는게 뭐가있나, 생각해본뒤 추가재료를 뭐를 사야하나 생각해서 
또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뭘 만들지 결정을 하고 재료들을 대충 필수적인 것들을 모아서 준비하고 요리하면서도 눈에 보이는데 그냥 추가하면 괜찮을 것을 실험해보거나 도전.

요리를 할 때 진짜 완전 모르는데 내가 만들고 싶은 게 있는 경우가 아니면 레시피는 안본다.
레시피는 약간 책처럼 머릿속에서 요리하기 전에 같은 요리의 각종 레시피들을 읽고 이사람은
이렇게 했고, 저사람은 저렇게 했고, 이사람은 뭘 넣었는데 저사람은 안넣었고 그런걸 보면서 
내 취향에 따라 이미 머릿속에서 대충 결정을 한 이후에 요리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거 들여다보면서 따라하는 것보다 내맘대로 적당히 알아서 넣는걸 선호한다. 

3 아 그리고 매우 중요한 것. 나는 귀차니즘이 심한 사람이기 때문에 최소의 조리도구만을 
사용하여 최단시간에 요리를 마치고 설거지도 중간중간 해치우고 쓰레기도 보일 때마다 치워버리고 최대한 내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것. 

빨리 만드는 건 배고파 죽겠는데 이거 언제 기다려 
최소 조리도구는 설거지하기 귀찮아서 
주변 더러우면 내가 짜증나서 못참음 

4 그래서 비슷비슷한 요리는 만들지만 완전히 똑같은 요리는 단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음.
뭐 아무리 같은 레시피대로 해도 그게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뭐 내요리 맛있고 다들 맛있다고 그러니까 뭐 난 이대로 만족. 

5 새로운 나라 음식들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인도커리 이제 좀 잘만들게 되었다. 
나딤이 알려줌 전문가(가족이 스페인에서 인도음식점 운영했었음) 인도커리 사랑하는데 
내가 직접 만들줄 알게되어서 너무 행복하다. 나새기 잘키우고 있음.

요즘엔 쌀국수면, 라이스페이퍼 등등 동남아쪽으로 요리열정이 넘어가고 있다. 한국음식은 
한국에 있을 때 제일 잘하고요 캐나다에 있을 때는 하우스메이트들이 맨날 눈빤짝이면서 내가 만든 한국음식 맛있다고 해가지고 열심히 만들어줬.. 지만 여기서는 재료같은 것도 구하기 번잡스럽고 별로 안먹어도 잘 살아서.. 그치만 엊그저께 고추장이랑 춘장사옴. 

6 새로운 관심사는 로푸드.



케일 퀴노아 브로콜리 주키니 이런거 썰어서 볶아서 도시락싸갔는데 날이 좋아서 공원가서 
방울토마토랑 같이 먹었지 


렌틸콩 샐러드인데 별거없이도 진짜 맛있음. 
렌틸콩 삶아서 식히고, 양파랑 파프리카 빨강색 잘게 자르고, 고수도 잘라서 
올리브유, 발사믹식초, 소금, 후추, 허브류 넣고싶은거 넣고 섞으면 맛있음.


한국갔을 때 비빔밥 만들어서 먹었지.
저거 계란아니야? 아니고요 두부에 강황가루 뿌려서 버섯이랑 볶았지요
닭생리 안먹어도 두부로 충분히 대체가능!!!!


김밥에 또 계란아니냐!!! 응 아니야
또 두부야 두부 너무 좋아 두부 굽다가 자꾸 집어먹었음 너무 맛있고... 김밥도 증말 맛있고
나새기는 김밥도 잘싼다... 진짜 아빠가 나 어디에다 내놔도 걱정이 안된다는 말이 맞아.. 
사실 이것은 김밥을 찍은건지 간장이를 찍은건지 잘 모르겠는 사진이 맞습니다. 
원래 다 반려동물 자랑할라고 다른거 찍고 그거 자랑하는 척 하면서 사람들이 반려동물 
예쁘다고 하는거 즐기고 그러는거 그거 맞음.
우리 멈뭉이 예쁘지요?


와 나 진짜로 장난아니고 요리 완전 잘해... 
사실 이거 다 별거 없어.. 그냥 대충 익혀서 소금이랑 챔기름 뿌려서 대충 섞으면 원래 맛이 
있습니다... 설탕이랑 기름 많이 뿌리는거 싫어해서 설탕 별로 많이 안넣었더니 저 연근은 약간 시큼시큼 했지만 뭐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이것은 친구두명과의 콜라보레이션
샐러드, 라따뚜이, 가지구이, 파스타, 외계인방앗간에서 쌀빵사고 올리브랑 저거 하얀건 뭐지 
양파볶음인가 잘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엄청 맛있었고 우리 셋다 넘나 행복했고 배터졌음 


올리브,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로켓(루꼴라) 잘라서 올리브유, 발사믹식초, 소금, 후추, 허브가루 뿌리면 상큼하고 시원하고 매우 쉬운 샐러드~


나 원래는 가지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비건되고나서 가지덕후로 거듭났다. 
가지 왜캐 맛있는데 한국에서는 왜 그렇게 애를... 
힘알머리 없이 그렇게 어? 애를... 색깔도 완전 거무튀튀하게 꾸질꾸질하게 만들어서 어?
왜 그렇게 만들어가지고 나에게 가지와 친해질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입니까

가지에 대충 허브랑 향신료 가루 뿌려서 굽고 
보리랑 버섯 볶은것이랑 선드라이토마토 같이 먹으면 넘나 맛있고요 


여기가 아무리 비건 프렌들리라고 해도 아직 수퍼마켓에 비건쿠키 잘 안팔고 아니 비건이라고 해도 자꾸 팜유 넣어놔서 날 슬프게 해... 
팜유가 뭐 어쩌라고라고 생각한다면 유투브에 가서 *이기적인 케이틀린-팜유이야기* 추천
팜유때문에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다 파괴되고 동식물 다 죽어나가고 근 3-5년인가 만에 오랑우탄 개체수 80% 줄어들어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팜유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나는 팜유소비를 하지 않으려고 발악을 하는 새럼이기 때문에 그런거 안사! 
아무리 몇푼안되는 돈이어도 싫어 오랑우탄 죽이는 사업에 일원도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요
그래서 만든 녹차쿠키와 초코쿠키. 

쿠키를 굽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쿠키는 이름부터 너무 귀엽다. 쿠키라니.. 쿠키쿠키 쿠키라는 말만 들어도 귀여워
애들 으른 할 것 없이 쿠키라는 말을 한다는 자체로 귀여워지는데 
심지어 그 쿠키는 너무 맛있어서 자꾸 자꾸 먹게되는 중독성이 있다. 
그래서 밖에서 사먹을 때 한개만 사먹어야 되는데 한개를 먹다보면 아직 한개를 다 먹지도 
않았는데 또 먹고 싶어지는 그런 아주 위험한 식품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내가 집에서 굽는다면...????
당연히 나는 오늘도 먹고 내일도 먹고 하우스메이트들이랑 코워커들이랑 다 나눠주고 
싶어하는 새럼이기 때문에 많이 만드는데 그것을 또 굽는 과정에서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집안을 장악한다. 그래서 계속 오븐앞에 가서 들여다보고 그러다가 시간이 훅훅 지나가고 
다 구워지면 또 꺼내서 식혀야 하는데 이게 그 향기로운 냄새가 나를 유혹하고 그러면은 내가 또 유혹에 못이겨서 따끈따끈하고 폭신폭신한 갓 구운 쿠키를 또 야금야금 호호 불어가면서 먹게 된다. 하지만 난 이미 엄청난 양의 쿠키를 구웠으므로 그정도야 뭐. 
하며 하나 먹고 만족 한 뒤 쿠키가 식을 때까지 약간 기다린다. 

쿠키가 식으면 이제부터 쿠키파티... 하우스메이트들이랑 나눠먹고 계속먹고 그다음날에는 
일하는데에 가져가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랑 나눠먹고 아주 난리난리.... 
쿠키먹다가 배불러져... 또 식으면 바삭바삭해져서 더 맛있단 말이야... 
아 쿠키얘기 그만해야겠다. 


한국가서 들깨가루 사와서 버섯리조또 만들어서 아스파라거스, 버섯, 토마토 올려서 먹었는데
고소하고 담백하고 너무 맛있었지


인도커리 만들어놨었나 집에, 내가 난이 없어가지고 난 사러 갔는데 죄다 팜오일이고 요거트고 들어있어서 화나서 안산다음에 커리파는 가게에 가서 난에 뭐뭐넣냐고 다 캐물어서 식물성으로만 만든다는 걸 확인한 후 갓 구운 난을 사와서 커리랑 먹었다. 난 받았을 때 뭐야 왜캐 쪼꼬매 두개 다 먹어버릴 수 있겠다 했는데 아니었음. 하나 먹고 배불러서 끝남.


갑자기 피자가 먹고 싶었다. 
근데 비건피자 진짜로 겁나 대충만들어서 업신여기는 놈들 때문에 어이없고 
역시 좀 제대로 내맘대로 먹으려면 나새기가 요리를 해야해.
이거 사실 난임. 난에다가 토마토페스토 바르고 
선드라이 토마토, 가지, 올리브, 양파, 마늘 올리고
후추, 허브, 뉴트리셔널 이스트(내 비건라이프의 구원자)뿌리고 구운다음 로켓(루꼴라) 얹어줌
비건치즈 살 수도 있었는데 귀찮고 멀리가야되서 안샀는데 치즈 없이도 맛있음


호주에서 친구가 자기가 만든 후무스가 젤 맛있다고 해서 오에에에에? 후무스를 집에서 만든다고? 그랬더니 ㅇㅇ 쉬운데 
그때 난 몰랐지. 후무스가 뭔지도 사실 잘 몰랐음... 
걔 말이 맞았음 만들기 매우 쉽고 집에서 만든게 진짜로 훨씬 더 맛있다.


이것은 나의 간식. 오션스8 보러 영화관 갔는데 처음엔 나혼자 전세낸것마냥 아무도 없었는데 
몇명 들어옴 그래도 내 앞에는 아무도 앉지 않아서 천만다행. 
팝콘에 자꾸 버터그런거 뿌리니까 별로 마음에 안들어서 포도 씻어서 가져갔고 
상큼시원달달해서 마음에 들었음. 오션스8 넘 재밌고 또 보고싶다.


쌀국수는 아직도 기술을 더 연마해야하는 부분 
자꾸 지들끼리 엉겨붙거나 팬에 들러붙음 (물에 충분히 불려서 사용했음) 
기름을 너무 적게 썼나 물이라도 더 넣을껄 
그래도 맛은 있어서 다행. 약간 팟씨유 만들고 싶었는데 그색깔도 맛도 별로 안나네 
다시 도전하겠음 될때까지 해야지


이거는 그냥 두부브로콜리밥인데 밥이랑 퀴노아 섞은담에 두부는 굽는데 팬이 별로라 두부가 들러붙어서 망... 브로콜리도 한국에 있을때는 별로... 였는데 서양세계가서 눈을 뜬 채소... 
한국새럼들 브로콜리 그냥 데쳐서 초장찍어먹는거 말고 그냥 마늘이랑 구워서 소금후추만 뿌려먹어도 훨씬 맛있다고요 초장에 모든것을 의지하지 마세요 제발 
두부 너무 좋아 진짜로 한국두부가 진짜 맛있는데 여기서 너무 비싸서 안사게 된다. 


얼마전에 장본것. 플라스틱들이 좀 안타깝긴 한데 점점 나아지겠지... 
저만큼 사도 이만원? 안넘음 그리고 무거워서 수박은 사고싶었는데 못샀음


수박대신 멜론잘라서 먹었는데 너무 달고 맛있고 
한통 다먹어버림


논비건일때 다녀온 스페인에서 제일 맛있고 기억에 남았던게 뻬드론페퍼였다. 
뻬드론 페퍼 너무 맛있어서 어딜 가든 맨날 시켜먹었는데... 그래서 발견하자마자 
사와서 이렇게 해먹었는데 그맛이 안나.... 주키니호박 나 애호박 이런것도 한국에서 
호박전 이런거 진짜 별로 안좋아했는데 이제 주키니호박 너무 좋고... 먹긴 먹었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지금은 몰랐던 그 맛들을 다 알고 너무 좋다 


아니 사진이 같은 크기로는 옆에 안놔져서 하나를 어쩔 수 없이 작게 만들어버림
이것은 월남쌈. 월남쌈도 참 쿠키같은 존재인데 쿠키보다는 건강하다는점에서 
죄책감이 덜 드는 그런 음식이다. 

이때 내가 일하고 와서 빨리 먹고 싶어가지고 채소들도 더 얇게 썰 수 있었는데 너무 두껍게 
썰어버렸는데도 맛있었다. 이때도 최단시간에 후다다닥 쌀국수 면 삷고, 채소 씻고 자르고 두부 간장에 졸이고 난리난리 땅콩소스까지 만들고 처음만드는 거라 처음에 만든애들 너무커.. 
나중에 만든애들이 좀 예뻤다. 아니 이건 진짜로 만들면서 먹고 싶었는데 빨리 만들어서 카하리랑 같이 먹을라고 참음. 그리고서 말하면서 계속먹다가 배터질때까지 먹음 
그래도 이게 다 식물성이고 채소고 하다보니까는 뭐 배불러도 기분좋게 배불렀다. 

땅콩소스 맛있고요 
땅콩버터2, 간장2, 레몬즙1(없어서 사과식초), 머스타드1(없어서 생략), 매실액기스1(없어서 시럽조금), 참깨조금(없어서 타히니:참깨페이스트 조금) 너무 되직하면 물 좀 넣으면 된다.




시금치페스토파스타. 
시금치페스토는 시금치, 호두, 올리브유, 소금, 후추, 레몬즙 없어서 사과식초 넣은듯, 타히니는 그냥 넣고싶어서 넣었고, 모링가가루는 그냥 눈에 보이길래 넣었음.  링귀니면 사서 삶은다음 찬물에 헹구고 페스토 쉑쉑해서 접시에 올리고 올리브유 살짝 뿌리고 토마토랑 올리브 올리고, 뉴트리셔널이스트랑 파슬리가루, 후추가루 뿌렸다. 카하리랑 안드레랑 둘다 맛있다고 다먹었다 뿌듯


주키니 남은거랑 렌틸콩 때려넣고 커리 대충 만들음 
이날 귀찮아서 양파랑 토마토 원래 칼로 잘게 썰어야하는데 믹서기 돌려서 최상의 맛은 
아니었지만 다음부터 커리만들때 믹서기에 돌리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음 


카하리랑 피크닉감 
수박이랑 렌틸콩뻥튀기그런거 비슷한거. 
인도과자는 대부분 팜유안써서 너무 좋고 향신료 매콤한 맛도 너무 좋고 
걍 좋아요... 

인도 가고 싶다. 
대충 올리고 자려고 했는데 무슨 이거 하나 쓰는데 몇시간이 걸려... 
동남아 가고싶다. 요즘 동남아 가고싶어서 향수병걸림 (제대로 가본적도 없으면서 

비건이면 뭐 먹고 사냐고요? 뭐먹는지 보여줄게(남이 만든 것)


1 나는 뭐든지 안가리고 잘 먹는 사람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진짜 비위도 좋고 소화력도 좋아서 모든 먹는거라고 파는건 다 섭렵하곤 했었다.
그래서 더 그랬나 사람들이 너 고기 좋아했잖아.. 유제품 잘먹었잖아... 등등... 

동물시체, 알, 젖 등 모든 동물착취하거나 동물갈아만들거나 동물죽게만드는 건 
이제부터 안먹는다고 말한 다음에 듣는 말. 
그럼 뭐 먹고 살아? 풀만 먹고 사니? 샐러드만 먹고 사니? 

정답: 님들 먹는거 다 먹어요. 비건으로. 동물 안죽이고도 다 똑같이 더 맛있고 
조금이라도 덜 해롭게 먹어요. 

2 난 운이 좋게도 비건프렌들리한 런던에 살고 있다. 한국에 잠시 다녀왔을 때에도 
비건이었는데 비건음식점을 찾기 어려운 것보다, 
모든 가공식품에 소젖가루 들어간걸 발견했을 때보다 더 언짢았던것은 
주변 사람들의 무지, 참견, 편견, 오지랖, 잔소리, 짜증이었다. 

내가 동물학대 싫어서 안먹겠다는데 왜 나한테 화내는지? 
님들보고 안먹으라고 하기도 전부터 왜 안먹는걸 못하겠다고 굳이 나에게 말하는 지?
내가 먼저 나 동물안먹는다고 말하기 전에 어디서 들은걸로 왜 시비거는지?
전에 알던 사람이 내가 동물 안먹는다니까 갑자기 적대시 하는것도 보고 
참 이게 그사람의 본 모습인가 싶기도 하고 실망도 하고 그랬지만, 

날 위해서 비건식당이나 채식지원이 가능한 곳에 즐겁게 함께 가주고, 
진정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며 경청하고, 같이 먹어보고,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날 위해서 요리를 해주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어서 좋았다. 


사진들이 뒤죽박죽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이건 일하는 곳 근처에 있는 비건베이커리에서 먹은 레드벨벳 컵케이크와 소프트아이스크림에 무지개색 케이크토핑 올린 것.


한국에서 친구가 유럽여행을 와서 같이 밥을 먹었다. 둘다 별로 배가 안고프고 너무 더웠다.
다양한 주스들이 맛있었고, 쏨땀(태국 파파야샐러드)과 매운 쌀국수 볶음면


비다베이커리 맨날가서 이사람들이 나 알아봄... 아니 더운데 소프트아이스크림 
비건으로 파는데가 드물고 일하는데서 가깝고 그러니깐요 계속 갈 예정 이건 맛보기라고 준것


레몬치즈컵케이크 먹었지


인천에서 런던오는 기내식 
네 그렇습니다. 기내식도 비건으로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 
전화해서 미리 바꿔놓으면 내 밥 먼저주지롱 내자리로 갖다주지롱
다른새럼들 다 받고 내차례 안기다려도 되고 진짜 맛이 있었음 
런던가는 것 보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게 훨씬 맛있었음 


중간에 간식도 이렇게 챙겨서 줌... 
넘나 감동이었다. 아시아나.. 그런데 아시아나.. 이번에 터졌지.. 
승무원들 넘나 극한직업.. 


오 이것도 진짜 맛있었는데.. 가지 사랑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알지요? 그거 풀비건으로 가능하다. 
대부분 까페에 비건옵션 하나씩은 있는데 대부분 풀비건 브렉퍼스트 있음 
다른애들 베지테리언으로 시키면서 아보카도 먹고 싶다고 했는데 비건꺼라고 안해줌 
나는 아보카도 먹었지 


이건 회식할때 밥먹기 전에 약간 입맛돋우는 식전요리로 시킨건데 우리 직원 세명 비건이라서 다 비건으로 시켜줌 
케일, 브로콜리, 두부샐러드 


헐 이거 내 최애음식... 
이거 박스파크 이층에 있는 쿡데일리에서 팟타인데 이거 맨날 중독되가지고 거기 다른종류도 되게 많아서 갈때마다 다른것도 맛좀 봐야지 하지만 결국엔 맨날 팟타이 시킴.. 양도 엄청 많은데 계속먹어서 다먹고 배불러... 그래도 맛있고 자꾸 생각나고 그러는 맛 
비건 아닌 친구들 데려가도 다들 맛있다고 난리치는 맛 


이건 본머스로 친구 헨파티 갔을 때 시킨 타이그린커리랑 감자튀김... 
내가 앉은 자리에서 감자튀김 자꾸 나와서 준비되어 있는거 계속 보이는데 어캐 안시켜요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 헨파티 다녀와서 한번더 만났을 때 먹은 이것도 스타터로 세개 시킴 
둘다 배안고팠음 헨파티때 너무 먹었어 진짜로 계속 먹고 먹고 무슨 연속으로 먹으러 갔나 
이건 가지구이, 나쵸랑 과카몰리, 아티초크랑 갈릭아이올리? 그런 소스랑 빵인데 다 맛있었음


헐 이거 한국가는 비행기 타기전에 별 생각없이 공항에 있는 체인점가서 비건옵션 하나있는거 산건데 진짜 너무 맛있고요 중동음식인데 새콤달콤 시원하고 고소하고 진짜 너무 맛있었음
그 체인점 또 갈일있으면 이거 또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내친구가 하는 브런체까페에서 내친구가 나줄라고 메뉴에 없는거 만들어서 준건데 
너무 맛있었고 과일도 준비해줬어 너무 감동 
한국에 있을 때 친구네 가게 기회 될때마다 계속감 


마파두부밥이랑 버섯탕수육... 아직도 사람들 비건 뭔지 몰라서 주절주절 다 설명해야함 
이상한 사람 보듯이 하든지 말든지 해달라는 데로 해주기만 하면 됌
동물성 다빼요 다 빼주세요 고기고 해산물이고 그런거 다 싹다 빼주세요 


다른 친구 일하는 식당 오라해서 갔는데 얘도 메뉴에 없는거 막 열심히 생각해가지고 코스로 똬라락 만들어서 갖다줬어.. 너무 감동이고 나 이런사람들 있어서 진짜 복 받았고 행복하고 
고맙고 막 다 맛있고 으아 고마워


친구 까페에 비건들 다 데려감 아몬드브리즈 준비해줬음 내친구가 
(계속 친구자랑 여러분 대전에 있는 브런치까페 온기 가세요 미리 전화해서 
비건식 준비해달라고 하면 해줍니다 얘 비건 뭔지 알아서 주절주절 설명 안해도 됩니다.)
아몬드녹차라테, 아몬드라테, 아몬드딸기라테, 딸기차
넘나 맛있고 깔끔하고 고소하고 그냥 넘나 좋다 이겁니다


또 온기지 뭘 
이번엔 다른메뉴 해줬어 진짜 감동의 도가니 친구엄마표 고추김치 나 고추김치 진짜 좋아하는데 고추김치까지 줬어 너무 고마워서 울면서 먹음(오바)


이것은 헨파티 브런치때 먹은 본머스 까페의 풀비건 브렉퍼스트 
글래스톤버리보다 여기꺼가 더 좋았음 개인적으로. 빵이랑 후무스도 같이주고.. 
뭘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이건 카하리랑 같이 나눠서 맛본 비건버거였는데 진짜 맛있음 
무슨 여러가지 섞어가지고 만들고 비건치즈까지 들어있는데... 약간 감동스러운 맛이고 
비건아니어도 충분히 병든소 시체 갈아만든 것보다 오조오억배 맛있음 
버거 생각나면 다시 갈 의향 있음 

3 원래 밖에서 사먹는 음식 너무 기름지고 짜고 그래서 (입맛 매우 예민) 별로 안좋아하고 
의심많아서 이새럼들 비건이라 해놓고 뭐 집어넣는거 아니냐? 그런것도 좀 있고 그래서 누구 오거나 하는거 아니면 밖에서 잘 안사먹기도 하고 사진 맨날맨날 찍는거 아니라 없는 것도 있고 한데 비건음식이 예전에 먹던것보다 더 맛있고 깔끔하고 소화도 잘되고 넘나 좋다. 

4 앞으로 비건만나면 이래라저래라 비난하거나 시비털지 마십시오 
뭐먹고 사니 그런소리 하지마십시오 
동물시체 덜 먹도록 노력하는게 본인 건강을 위해서, 동물학대 방지를 위해서, 
지구환경을 위해서 결국 모두를 위한 일이니 안한다 못한다 하기전에 
한번 진심으로 생각해보고 찾아서 보고 안먹거나 
한번에 못바꾸면 덜 먹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코코민트크림티를 다시 만났다. (하트)

1 어제 카하리가 준 가지, 양파, 파프리카인지 엄청 큰 빨강고추인지를 폭찹비슷한 새콤달콤한 소스에 볶은 걸 쌀밥+퀴노아 위에 올려서 뎁혀서 뒷마당에서 먹었다. 맛있어.
내방은 2층인데 부엌은 1층이고 폰 안가져가서 사진을 못찍어버림.

2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따뜻한 차 안마셔.. 못마시겠음
그래서 그냥 티백에 정수기물 받아서 미지근한 차, 아이스까진 아니고 걍 안뜨거운 차를 마시는데 오늘은 민트그린티백으로 해서 밥 다먹고 부엌으로 돌아와서 잠깐 차 우린걸 식탁에 놓아둠

3 내일 요리하기 귀찮으니까 오늘 요리해야겠다 어제 장봐왔고 어제 시금치페스토 만들어 놈

- 시금치페스토 만들기
시금치를 씻는다 -> 믹서기에 넣는다 -> 마늘 몇쪽(마늘 없어서 마늘가루사용), 올리브유, 소금, 후추, 호두(사서 먹다 남은 것; 견과류는 원래 너무 많이 먹으면 기름이 많아서 그닥 좋지 않고 간식으로 먹는 것보다 토핑으로 먹는 것이 몸에 좋다고 함. 예전엔 막 엄청 먹었는데 요즘엔 별로 관심이 없음), 파슬리(파슬리 없어서 파슬리가루 사용) -> (원래 레시피 그런거 그냥 한번 훅 보고 실제로 요리할 때는 귀찮아서 그냥 내맘대로 내가 갖고있는것 대충 알아서 가감해서 만드는데 눈에 보이는 타히니(참깨페이스트), 모링가 가루까지 내맘대로 넣어버림) -> 갈아버린다. 끝

시금치페스토 파스타를 만들거나 샐러드에 뿌리기, 빵에 발라먹기, 샌드위치 만들기, 리조또만들기 등등 다양하게 사용가능함

그래서 머릿속에서 내가 가진 재료로 뭐 만들기 가능한지 생각을 함
1 케일퀴노아옥수수알갱이볶음
2 라이스페이퍼 채소롤
3 시금치페스토파스타
4 인도렌틸커리

라이스페이퍼롤 만들면서 동시에 내가 다 먹어버릴 것 같아서 일단 보류
불앞에 너무 오래있는 것 싫어서 인도커리 노노
파스타는 이미 밥 먹었고 먹기전에 바로 면만 익혀서 하면 되기 때문에 보류

4 케일퀴노아를 하되, 최소한을 불사용만 하며 숨죽이기만 하기로 결정
오늘 생케일샐러드 만들어서 먹는데 케일 씹다가 점심시간 다끝났으므로 좀 익혀야 겠다

- 케일퀴노아옥수수알갱이볶음 만들기
케일을 씻어서 자른다(영국은 왜때문인지 케일을 잘라서 판다. 그래서 난 씻기만 함) -> 기름쓰기 싫어서 그냥 팬에 넣고 불을 킴. 건조하면 물을 좀 넣으면 되는데 채소에서 알아서 물이 나옴 -> 주키니호박을 깍둑썰기하고, 피망반개를 잘라서 케일이랑 같이 익힌다 -> 마늘없어서 마늘가루좀 뿌리고 냉동옥수수알갱이를 넣고 익힌다 -> 퀴노아를 넣고 섞는다 -> 잘라서 얼려놓은 파를 넣고, 소금, 후추, 허브가루좀 뿌리고 케일 숨죽으면 불을 끄면 끝. 

어차피 채소만 있어서 식은거 안뎁혀 먹어도 맛있음

5 요리 끝나고 아까전에 산 코코넛밀크를 왜 꺼냈는지 모르겠지만 꺼냄 그러다가 아까 마시던 민트티가 있다는 걸 발견함 그리고 머릿속에 코코민트크림이 떠올라버림. 그래서 부었고 방으로 들고와서 마셨는데 잉????? 캐나다에 돌아가거나 캐나다에 사는 친구들한테 부탁하지 않는 한 다시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코코민트크림을 다시 만났다니... 넘나 감격스러웠고 맛있고 행복해....

올여름은 코코민트크림아이스티로 정했다.

코코민트크림티 얘기할려고 레시피아닌 요리후기를 두개나 장황하게 써버리고...
사진은 안찍었으므로 없음 이것은 레시피글이 아니라 코코민트크림을 다시 만나서 행복함을 표출하는 글임.


지난주에 친구 헨파티하러 다녀온 매우 덥고 해가 쨍쨍해서 
영국사람들 다 여기모인것마냥 바글바글 했던 영국의 본머스비치


뮤직비디오 찍는다매 들어와서 나 인터뷰하고 감

런던에 와서 진짜 별의별 일이 다 생기는 중인데 오늘도 참 별일이 있었다.
매장에 있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들어오더니 나보고 자기들 뮤직비디오 찍는 중인데
나한테 질문을 해도 되냐고 묻는 것?
지난번에도 어떤 사람 들어와서 언제언제 뮤직비디오 찍느라 도로에서 촬영좀 할거니까
양해좀 부탁한다고 종이에 써있는거 주면서 장사에는 방해안되게 할거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별 생각안하고 뭐 그런식으로 이야기할 줄 알고 ㅇㅇ질문하셈했더니

"돌아가서 다시한번 살고 싶은 순간이 언제인가요?"

에???????
이런 개인적이고 깊은 질문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고, 나는 이런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별로 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너무 당황해버렸다.

아.. 그게...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한번 살고싶은 순간이 있었나 생각하는 것과 뭐라고 말해야하나 생각하느라 어버버 그런거 생각해본적이 없고... 당황스럽고... 하다가 다른사람들은 뭐 연인을 처음 만나던 순간이나 여행을 하던 순간을 이야기했었다고 한다.

근데 난 별로... 생각나는 순간도 없길래 아, 그게 저는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고 과거를 너무 그리워하거나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굳이 돌아가서 다시 한번 살고싶은 순간이 없으며... (그러므로 나는 이 인터뷰에 적합하지 않다)라고 말하는데

여태까지 그렇게 말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너무 좋다고 카메라앞에서 말해주지 않겠냐고 했다.
?????????
여러번 당황스럽게 하시네 이분 오늘
근데 어차피 이 뮤직비디오가 뭔지도 모르고 영국꺼일텐데 뭐 나같은 외노자 누가 신경이나 쓰겠나 뭐 될대로 되라 하고 좋을대로 하세요 했더니 카메라맨 두명이랑 여자분 같이 들어와서 급 카메라 두대와 네사람의 모든 관심이 나에게 쏟아지며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음 이런 관심 넘나 부담스럽고 영상촬영이라니 너무 어색해지고 막... 급 덜덜
이제 화장도 안하고 어제 머리감고 자서 머리뻗쳐있고 더운데 밖에서 아이스크림 먹고와서 그냥 민소매 크롭으로 입고 있다가 왠... ?
처음에 너무 어법버버 하고 질문자랑 카메라맨사이에서 누굴봐야되나 불안한 눈빛...
이거 괜찮았냐니까 괜찮았다는데 너가 다시찍고싶으면 다시찍겠대서 한번 다시 찍음

나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고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 내 자신과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현재를 즐기고 싶다 뭐 그런식으로 얘기했음..
근데 그러고 그사람들 가고나서 막 계속 떨렸네.. 배우들은 참 대단하다 새삼스럽게 느낌.
그러고 보니 그 순간이 굉장히 떨리고 짜릿했군요 별...

이런 내가 직접 내손으로 알아내서 할 일은 전혀없는 모델이나 촬영같은 일이 나에게 찾아와서 일어난다.
영상 나오면 보내준다고 이메일주소 가져갔는데 편집당해도 되는데...
아무튼 런던와서 별의 별 일이 계속 일어난다. 그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인생... 재밌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미아가 입은 블라우스 너무 빈티지하고 클래식하고 예뻐... 매번 볼 때마다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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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인터스텔라, 레 미제라블, 죽은시인의 사회를 제일 좋아했었다.
라라랜드를 보기 전까진.

라라랜드라고 하는 영화가 개봉했다. 포스터가 너무 예뻤고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다.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것을 좋아했었고 영화보고 밥먹고 카페가는게 일상이었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라라랜드를 보러 갔다.

원래 뮤지컬과 뮤지컬영화를 좋아하고 시각적으로 예쁜 영화에 약하고 재즈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그냥 나 보라고 만든 영화인 줄 알았다. 배우들의 대사 하나하나, 색감과 음악, 연출, 의상, 소품 뭣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다.

1
영화나 책을 보면서 자주 감정적이 되어 울곤 하는데 이 영화를 볼 때 중간부분부터 끝날 때 까지 오열을 했다. 아니 끝나고 사람들이 나가는 데도 나는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같이 간 친구는 내가 왜 이렇게 우는지, 무슨 장면 때문에 우는지 의아해했다.
나도 왜 영화가 끝나고 나서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2
예술을 하는 사람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아는 사람들, 내가 하고싶은 것의 이상과 현실이 대립하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싶지만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을 때, 예를 들면 예술을 하면 가난하다, 예술은 돈많아야 하는 거지.. 하지만 우리가 모두 돈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릴 때 부터 그림과 예술을 좋아했던 나는 패션학과에 가서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중학교 때였나,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엄마가 나에게 패션은 돈도 못벌고 힘드니까 차라리 의료쪽으로 방사선치료나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뭐 이런식으로) 돈을 많이 버는 직업으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울고불고 하면서 왜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느냐고 화를 냈던 기억이 난다. 돈이 뭐길래 내가 하고싶은 걸 못하게 하는 것일까. 내가 하고싶은게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내가 사랑하는 엄마가 내가 하고 싶은걸 못하게 하며 돈을 잘 버는 내가 관심도 없고 전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게 만드는 걸까. 서러웠다. 엄마는 좋게 말한다고 했지만 이미 내 귀에 좋게 들릴리가 없었다.





 3
미아가 입은 모든 의상이 다 아름답지만 특히 이 초록색 드레스는 정말이지...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 완벽한 초록색에, 엠마 배우분에게 너무 잘어울리는... 영화관씬과 천문대까지.. 완 벽.

4
재즈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던 음악의 장르가 재즈였고, 캐나다에서 만난 친구의 아빠가 재즈연주를 하던 재즈바에 가서 본 적이 있었고, 재즈 아티스트 누구누구 아니면 어떤 곡을 좋아하거나 하진 않고 그냥 재즈를 듣는다.

재즈는 매번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곡이라고 한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의 연주에 맞춰서 서로서로 대화를 하면서 만들어가는 곡이라고 한다.

영화속 셉스는 재즈를 사랑한다. 열정이 넘친다. 그리고 본인이 사랑하는 재즈를 미아에게 설명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재즈를 알고 좋아하게 되어 재즈가 죽지 않기를 바란다. 셉스가 재즈에 대해서 설명하는 장면, 재즈를 연주하는 장면 뭐랄까 감독이 재즈를 사랑하는 진심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처음에 미아는 말한다.
"나 사실 재즈 싫어해."
?????
무슨뜻이냐고 묻는 셉스에게 미아는 재즈 들어봤는데 별로였어.
그녀는 그냥 잘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인데 그걸 싫어한다고 표현한다. 이건 굳이 재즈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아마 나도 잘못하고 있는 표현이다.

우리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모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환상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모르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모르기 때문에 싫어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알기 시작했을 때, 점점 더 많이 알게 되고, 익숙해지면 우리는 그것을 좋아하게 된다. 모르는 것은 있어도 싫어하는 것은 없다.

그냥 잘 모르는 것일 뿐인데 그걸 싫어한다고 말하고 생각해버리면 우리는 그 것에 대해 알게 될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에 알게 될 기회가 없어지면  정말로 "싫어"하는 채로 남게 되는 것이다. 



5
영화 속 이 둘은 자꾸 마주친다. 둘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한다. 서로 이해하고, 응원하고, 생각을 나누고, 도와주며 사랑한다. 
한 사람이 흔들릴 때, 다른 사람이 잡아주고, 한 사람에게 다가온 기회를 그 사람이 놓치기 전에 다른 이가 잡게 도와준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두사람 모두의 꿈을 이루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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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속에서 매번, 볼 때마다 나를 눈물나게 만드는 장면.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주옥같고 마음을 울린다.
나의 이상과 현실,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응원하지만 상대방이 정말 행복한가,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리는 게 안쓰러워 보이기에 도와주려고 한 말이 상처가 되고, 본인의 꿈을 위해서, 상대방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아니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비수를 꽂는 말을 내뱉어버리고 상처를 받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열정을 쏟는 것에 끌려."

내가 당장 하고 싶은게 재즈바를 여는 것이고, 배우가 되는 일이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재즈바를 열기 위해서 그는 본인이 사랑하는 정통재즈가 아닌 퓨전재즈밴드에 들어가 투어를 하며 안정적인 직업과 돈을 벌고, 배우가 되기 위해 그녀는 일인 연극을 기획하고 준비한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만족시킬 줄 알았던 안정적인 직업에 대해 니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다며 재즈바를 열면 되지 않겠냐고 하는 그녀에게 상처를 받고, 그녀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나, 아무도 내 연극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있는데 투어에 같이 가자고 하는 그에게 상처를 받는다.

7
그는 그의 일 때문에 그녀가 오랜기간 준비했던 일인 연극에 참석하지 못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일하느라 아이의 학교 학예회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부모님, 일 때문에 친구의 공연에 참석하지 못하는 친구..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하기싫은 일을 하며, 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일까. 심지어 나 자신을 위한 시간조차도 내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녀의 연극엔 몇몇 좌석을 빼고는 휑하니 비어있었고, 연극이 끝난 후 사람들은 뒤에서 킬킬대며 조롱의 언행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상처를 받았고, 포기를 결심하게 된다.
아무리 열심히 몇년을 노력해도, 모은 돈을 털어넣어 극장을 빌려 연극을 해보아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고, 나는 틀렸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지금 포기하는게 안되는 걸 계속 붙잡고 평생을 이렇게 사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정말 후회없이 최선을 다 해봤으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패션을 공부했었고,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지만, 사실 죽도록 노력하진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그만 둔 이유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개나소나 다 패션한다고 해서, 어차피 계속 유행은 돌고 돌고 똑같은거 조금씩만 바뀌어서 나오기 때문에.. 지금은 환경문제나 윤리문제도 있고.

패션의 길을 포기하고 그치만 아직 패션업계에 계속 몸담고 있긴 하지.. 하지만 나의 목표는 바뀌었고 나는 새로운 목표 아니 사실 그렇게 뚜렷한 목표를 꼭 갖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열려있으면, 모르는 것에 대해 싫어한다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고 오픈마인드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고 새로운 정보를 자꾸 받아들이다보면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란 걸 믿는다.


8
둘은 서로를 언제나 사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파리로 갈거고 배우가 될 것이고, 그는 엘에이에 남아서 하던 일을 마저 할 것이고, 그의 재즈바를 열 것이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지만 함께하지 않는 길을 택했다.
물론 같이 갈 수도 있었겠지. 셉스가 파리로 같이 가서 재즈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희생이 될 수도 있다. 그는 그녀를 위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안타까워 했다. 그가 그녀보다 자신을 더 먼저 생각해서 같이 가지 않고 남았다는 것이 좋았다.

9
마지막 플래쉬백 장면.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사랑타령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실제상황이라고 믿고싶어 하고 라라랜드는 미아와 셉스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드엔딩이라느니 최악이라느니 싫다느니 하는데 둘의 사랑은 언제나 계속될 것인데 왜 육체적으로 "결혼" 상태가 아니라고, 둘이 같이 살지 않기 때문에 사랑이 이루어진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물론 그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누가 노력을 하고, 한 사람의 성공이 값지고 소중할 수 있을까?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더 나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밑거름으로 생각하고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아픈 경험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결국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그게 이상이 아닐까

누가 어떻게 생각한다해도 결국 둘은 사랑했고, 사랑하고, 둘다 꿈을 이루었고 행복하다.
언제나 항상 행복하고 즐겁고 내 기대가 충족되는 일만 일어나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이 재밌는 것이 아닐까.

10
모르는 것에 대해 싫어한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일 뿐이고 궁금하면 알아볼 것이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것을 얻지 못함으로써 다른 것을 얻을 것이고 그 다른 것은 내가 전에 원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아무리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나를 위한 선택을 먼저 할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람도 행복할 테니까.
내가 행복하다는데 행복해하지 않는 사람은 진짜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하다.
미아와 셉스처럼 서로의 꿈을 위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만약 둘이 서로의 관계에 너무 집착해 본인의 꿈을 포기하고 희생했다면 결국 사랑도 꿈도 이루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현실엔 그런 커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얽매이고, 희생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서로 도와주며 같이 성장하는 건강한 관계들이 더 많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