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밴쿠버, 캐나다




0 사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워홀이야기를 하려고 였다. 캐나다 밴쿠버를 시작으로 호주 멜번을 거쳐 지금 영국 런던에 와있기 때문에 혹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했다.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걸 찾아서 알아야 하고 궁금한것도 알고 싶은것도 너무 많은 현생을 살기가 바쁘고, 혼자살기 때문에 각종 집안일에, 요리에, 가끔씩 구경도 하고, 귀찮은 걸 좀 안좋아하기 때문에 약간 미루고 미루고... 아 게다가 얼마전에 캐나다에서부터 컴퓨터로 썼던 일기를 나 날려버렸음 ^^... 그래서 이제는 뭐 찾아서 옛날얘기 할 수도 없고 그냥 내 기억에만 의존해야 한다.


1 같은 말을 계속 하는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자꾸 여러사람들이 물어볼 때마다 같은 말을 해야하는 것도 귀찮기 때문에 한번에 다 정리를 해놓고 그냥 이 글을 보세요. 라고 하고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려고 블로그를 쓰는 것도 있다. 그리고 나중에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야기 할 게 너무 많거나 하나하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뭐 나름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일기처럼 적거나 하고 있긴하지만 읽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약간 아무말대잔치를 하기도 한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검사도 안함...


2 워킹홀리데이는 만30세 이하의 청년들에게 한국과 협정을 맺은 국가들에 일년 시민권? 같이 비자를 줘서 그 나라에서 그 나라사람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공부하고, 여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얼마전 호주는 나이제한을 만30세에서 35세로 연장시켰다.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면 호주에서는 한 고용주 아래에서 최대 6개월까지만 일을 할 수 있고 6개월이 지나면 다른 일을 구해야 한다. (매우 마음에 들지 않음) 무슨 3개월인나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장난하니 진짜로? 3개월이면 이제 갓 좀 익숙해지고 일좀 잘해볼까 하는 시기 아님? 근데 그럴 때마다 빠이... 해야한다니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나라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는 매년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몇명을 뽑고, 언제 지원을 해야하고, 어떤 방법으로 어떤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도 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은 내가 워킹홀리데이를 지원하려고 생각할 때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를 가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내가 이글을 지금 쓰는데 몇년 뒤에 글을 혹시라도 보는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나는 워홀지원 정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 경험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고 내 경험이 그 사람의 선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http://whic.mofa.go.kr/index.do -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3 내가 가려는 나라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중에 몇가지가 날씨, 환경, 물가, 사람들 뭐 어떤사람의 경우에는 영어억양도 중요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거기서 살면 그 억양을 더 잘 이해하고 내 억양에도 영향을 미치니까.


4 캐나다는 엄청나게 큰 나라이고 대부분의 도시가 겨울에 매우 춥다. 하지만 내가 간 밴쿠버는 여름에 날씨가 매우 좋았다. 써머타임이 있어서 해도 길고, 별로 습하지도 않아서 한국처럼 찜통더위가 아니라 그늘에 가면 또 시원하고, 낮에 햇빛에 있으면 덥지만 저녁엔 쌀쌀해진다. 그래서 항상 걸칠 옷을 가지고 다니는 게 좋다. 하지만 비가 뜬금없이 자주 내리고, 겨울에는 해가 짧고 우중충해서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수도 있다고 한다. 근데 나는 뭐 밖에 날씨가 구리면 집에서 영화보고 유투브보고 하우스메이트들이랑 놀고 그랬다.


5 기본 시급 자체는 한국보다 높지만, 사람들이 일을 적게하고 가족,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매니저급이나 전문직이 아닌 이상 주 40시간을 채우지 않는다. (한인잡을 구하면 40시간은 무슨 거의 매일매일 열시간넘게 노동력 착취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함.) 그리고 중국인들이 엄청많은데 돈많은 중국인들이 자꾸 집을 막 사재끼는 바람에 집값이 계속 쭉쭉 오른다고 한다.. 내가 살았을 때보다 지금 다운타운의 크기도 훨씬 커졌고 더 비싸졌다고 함.

채소, 과일의 경우에도 대부분 비싼편이다. 호주나 영국에 비해서? 한국이랑 비슷할 수도 있음. 몇년전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물가는 모르겠지만, 일을 40시간 미만으로 주고, 집값이 비싸고, (나는 다운타운 말고 대중교통으로 한 20-30분 걸리는 곳에 살았었는데도 거의 버는 돈의 절반을 월세로 냈었음. 내가 사는 집은 엄청 비싼곳도 아니었음) 월세내고, 교통비 월정액카드 사고, 먹고살기 빠듯해서 뭐 초콜릿먹는게 최대 사치였던 서러운 기억...


6 나는 같이 살던 하우스메이트들이 맛있는거 만들어서 나눠주고, 나도 한국수퍼마켓이 가까워서 한국음식 만들어서 나눠먹고, 하우스메이트들이 많이 베풀어주고 나를 돌봐줘서 그나마 워홀끝나고 여행할 수 있었음. 아직도 연락하고 얼마전에 아일랜드가서 다시 만났음 넘나 좋은 사람들... 그리고 옷은 다행히 옷가게에서 일해서 유니폼으로 나눠주고, 오늘 이거 몇개 팔면 얼마치 가져가 그런거 받거나, 어차피 매장에 있는거 사면 50%할인이어서 그걸로 연명...


7 하지만, 캐나다에 맨처음으로 가서 워홀생활을 시작한 것은 좋은 선택이였다.
깨끗하고, 사람들도 (적어도 겉으로는)친절하고, 날씨도 너무 춥거나 너무 덥지도 않고, 운좋게 좋은 하우스메이트들이랑 내 더블룸있는 하우스에서 재밌게 살았고,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매장에 운좋게 거의 바로 일도 구했고, 좋은 코워커들 만나서 예쁨받으면서 일했었고, 그와중에 뜨개질도 하고, 자꾸 사람들이 한국얘기 물어봐서 유투브로, 온라인으로 한국역사공부도 시작하고, 요리도 많이 하고, 채소랑 과일도 많이 먹고, 영어로 어버버해도 주변사람들이 다 찰떡같이 알아듣고 알려주고 고쳐주고 도와줘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8 캐나다나 미국등 북미사람들은 말이 진짜 많고 말하는 걸 좋아해서 지금 생각하면 좀 귀찮고 부담스러운데 처음에 갔을때 영어 어버버거리는 나부랭이한테는 매우 좋은 환경임.
모르는 사람들 지나가다가 눈만 마주쳐도 안녕하고, 모르는 사람들한테 말거는거 진짜 좋아함... 그만큼 이상한 사람들도 많이 말시키는데 다운타운에서 잠깐 한달 살때 진심 매일매일 어디 혼자 걸어다니고 가게구경하고 그러면 꼭 늙은 백인 옐로피버(동양인은 순종적이고 백인이면 다 좋아할 거라는 환상에 사로잡혀있는 일본야동 많이본, 백인여성들에게 무시당하는 루저서양인)들이 그렇게 말을 시킴...

자기 일본어 할 줄 안다느니... 밴쿠버에 일본어 할 줄 안다고 하는 늙백인들 겁나 많음 매우 귀찮음 어쩌라고 나 일본인 아닌데요?
자기 한국인 친구 있는데 자기랑 소주마시자고 하는 인간도 있음. 안궁안물이고 너랑 소주 안마셔 꺼지세요ㅠ
왠 지 구 한국인 여친 제니드립 치면서 말시키는 이상하 머리벗겨진 백인노인네 자꾸 지네집 가쟤서 싫다고 나 내집간다고 하고 도망간적도 있음.


9 하우스메이트들이랑 크리스마스파티도 하고, 코워커 스벤이랑 신년파티도 가고, 코워커 마키타가 나 캐나다 추수감사절 처음맞는거라고 자기네 집에서 하는 추수감사절파티에 데리고 가줘서 걔네 가족이랑 친구들 만난적도 있고, 거기서 사귄친구랑 할로윈때 밤에 밖에 돌아다니면서 맛있는거 사먹고 사탕도 얻음..;;;; 하우스메이트들이랑

그때 시애틀에서 공부하던 고등학교때 친구보러 시애틀에도 두번인가 갔었던 것 같다. 버스타고 국경넘고, 한번은 코워커 샤이안네 엄마가 샤이안이랑 같이 시애틀할머니댁 간다고 태워다주신적도 있었다. 또 코워커 애드리애나랑 누드비치도 가봤다. 우리는 안벗었는데 그냥 그 비치자체가 너무 예뻤지만... 새럼들 맘껏 자유롭게 벗고 돌아다님. 코워커 나다랑 같이 레바논음식먹고 타투하러가고, 코워커 토리가 스티브스턴 구경도 시켜주고, 떠나기전에 굳바이 파티도 했었다.. 아련


10 소소하게 여행도 다녔는데 캐나다에서 스키배우려는 건 그해에 눈이 너무 좀밖에 안왔고 귀찮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안감. 그래도 노스밴쿠버도 몇번 가서 딥코브도 구경하고, 코너랑 놀고, 맛있는거 사먹고, 돌아다니고, 휘슬러도 가서 번지점프도 하고, 산이랑 숲이랑 바다도 가고, 키칠라노 바닷가가서 차이티마시고 행복했다. 밴쿠버는 비씨주에 있는 도시인데 캐나다는 주마다 무슨무슨 주 이렇게 수식어를 붙임. 근데 Beautiful British Columbia라고 불리는데 그 이름에 걸맞게 좀만가면 바로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한국은 어디에나 산이 있지만 산이 뭔지 모르고 산을 본적도 없는 사람들도 많음.. 북미 중부쪽에 사는 사람들...) 깨끗하고 너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