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관심사 그리고 취미활동


친구중에 그래서 요즘 관심있는게 뭐야? 라고 묻는 아이가 있다.
처음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굉장히 신선했고 나도 가끔씩 하는 질문이 되었다.

어딘가 외딴곳에 나홀로 떨어져 있으면 나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다. 친구 가족들과 다른 시간대에 살다보면 더더욱.

처음에 런던에 왔을 때, 튜브를 타고 문화충격이었던게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한국의 지하철과는 다르게 다들 책,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실 런던시내에서는 테러의 위험때문에 일부러 인터넷이고 전화, 문자고 다 안되게 막아놨다고 한다. 맨처음에는 뭐야 런던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중에 하나면서 무슨 튜브에서 전화도 안돼 했었는데 이젠 뭐.. 그러려니.. 하게되었다.

아무튼 그 모습이 뭔가 좋아보였다.
런던은 지하철역마다 매일 무료로 마음껏 가져가서 읽어도 되는 신문이 쌓여있고, 여기 오기전에 읽었던 런던관련 책에서 런던은 다양한 내용의 여러가지 신문이 있어서 저자가 런던에서 신문읽는걸 즐겼다는 내용이 생각나기도 하고, 영어읽기 능력 향상의 도움이 되면서 무슨일이 일어나나 좀 보려고 한동안 출퇴근길에 신문을 꼬박꼬박 읽었었다.

그런데 뭔가 매번 누가 죽었거나, 무슨 사건이 있었거나, 뭔지 누군지 잘 모르겠는 영국과 유럽정치얘기, 북한얘기 등등 별로 읽어서 득되는 내용도 없고 궁금하지도, 알고싶지도 않은 내용들이나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들, 광고들로 가득차있어서 한 두세달? 읽다가 질려버렸다. 그리고 신문을 읽고나면 손에 시커멓게 잉크가 묻어있어서 좀 거슬렸었음.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책으로 갈아탐. 런던시내로 나가야될 때에는 지하라서 창밖을 볼 수도 없고 시끄러워서 이어폰소리도 안들리는 센트럴라인같은 튜브에서는 책을 읽고, 보통 내 출퇴근길에는 창밖으로 집이나 길거리가 보이기 때문에 책을 들여다보는 것보다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창밖을 보는게 더 좋다.

팟캐스트듣기는 호주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 취미인데, 거의 지대넓얕(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재생이 되지않는 에피소드를 제외한 모든 에피소드를 듣고, 일년치를 다 들은뒤 매주 기다려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듣는게 하나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는데, 여기에 와서 지대넓얕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다음시즌을 기약하며 종방을 해버렸다.

지대넓얕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알지도 못하던 것들에 관심도 많이 갖게되었고, 새로운 책이나 영화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이런저런 생각들도 많이하고, 친구들과 토론도 하고 그랬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끝나버려서 그것도 내가 타지에 나와있을 때 이렇게 끝나버려서 너무나 아쉽고 한동안 서운하고 공허하고 했었다..

어차피 영국에 온 이상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쓰고, 듣고, 읽기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섭섭하긴 했다. 그래서 며칠간 멍때리다가 다른걸 찾아보자 하고 검색을 하던중, BBC Four Thought 이라는 괜찮은 팟캐스트를 찾아냈다. 각 분야에서 사람들이 한명씩 나와서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에 대해서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을 이야기해주는 강연이어서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알게되고 생각하게 된다.

Four thought이 영국사람들이 얘기하는거라 영국발음으로 영국영어로 말하는반면, 이미 유명한 Ted talks 의 Ted talks daily라는 팟캐스트도 비슷한데 미국사람들이 더 많이 이야기한다. 그래서 두개 번갈아 가면서 듣는중. 들은거 또듣고 또듣고싶은거 또듣고..

팟캐스트는 보통 내 이동시간에 하는 취미고 책은 창밖을 볼 수 없는 이동시간과 점심먹고 남는시간의 취미활동.

집에 있을때는 이런저런 검색, 연필로 종이에 생각적어내리기, 유투브로 Ted talks 듣기, 여행관련 채널 찾아보기, 궁금한거 있을 때 유투브 검색하면 다나옴.. 유투브 만세 뭐 배우고싶어도 유투브 요가나 명상음악 찾을때도 유투브.. 유투브 사랑<3 블로그에 글올리기(자주 올리는 것 같진 않지만), 요가매트 깔아놓고 요가, 스트레칭, 운동, 플라잉요가(내방에 해먹설치해서 행복)하고, 아 넷플릭스 처음에는 내가 보고싶은거 검색할때마다 잘 안나와서 에라이 했는데 잘 찾아보니까 별별 다큐멘터리도 많고 미드영드.. 엄청 시즌 많으니까.. 볼거 많더라. 영화관 가서 영화보는 가격으로 한달내내 영화, 드라마 무제한이니까 이정도는 투자해줘야지.

그리고 장보고 요리하기 영국은 음식이 맛없는걸로 유명하... 고 쉬는시간에 뭐 사먹으러 나가서 줄서서 사서 다시 돌아와서 먹는것도 싫고, 비싸기도 하고, 내입맛에 별로.. 할미입맛이라서 내가 요리해서 도시락 싸다니는게 훨씬 좋다. 그리고 장보는게 굉장히 저렴하고 채소과일도 저렴하고 간도 내맘대로 할 수 있고, 텀블러나 핀터레스트에 요리사진같은거 보면 해보고 싶어서 재밌기도 하고 뭐 여러가지로 좋은 취미인듯.

아 매주 월요일마다 수업이 있는데 9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2월 초까지.
그냥 온김에 수업한번 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재미로 듣기 시작한 코스

"불교철학"

친구가 너는 무슨 영국에서 불교철학이냐고 하고, 강의하는 교수님도 아시아에 가면 더 잘 배울 수 있다고 하는데 아.. 네 저 아시아에서 지금 서양국가에 와서 불교철학 배우고 있고요?
근데 내가 아시아에 있었을 땐 별로 관심이 없었단말이야
여기 오니까 관심이 생겨서 듣고싶은걸 어떡해 지금 궁금하니까 지금 배워야지 근데 그게 타이밍이 그렇게 된걸.

참내 한국어로 배워도 어려웠을 거를 영어로 배우니까 더 어렵네요
그래도 신기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고 보는 방법을 많이 배우는 중인데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수업이 진행되는 방식도 사람들이 참 질문을 많이하고 별 본인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것도 많이 얘기한다.
내가 봤을 땐 응? 굳이? 내가 저사람이었으면 굳이 말 안하고 넘어갔을 내용들도 말하고 선생님도 열심히 대답해준다.

쉬는날엔 박물관, 미술관들 찾아가서 몇시간이고 마음껏 구경하고, 돌아다니고, 이층버스타고 구경하고 다니고, 길거리 걸어다니고 여행하느라 바쁨

하우스메이트들이랑 이런저런 별별얘기로 토론하고, 가끔 친구들도 만나서 수다도 떨고, 공원가서 산책도 하고 유럽여행도 하고(아직은 스페인, 포르투갈밖에 안갔지만) 그러고 살고 있습니다.

5파운드 헤어컷하러 토니앤가이 런던 아카데미 갔다가 헤어쇼 모델이 되었다...

머리카락이 너무 상해서 꼬불거려서 내맘대로 자르다가 상태도 안좋아졌고 숱도 너무 많고 그래서 머리하러 가야되는데 하다가 너무 비싸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일단 검색을 했는데 타임아웃런던에 무료헤어컷이라고 글 올라와있는거 보다가 (사실은 무료아님) 타임아웃에 연락가능한 곳들 있길래 두곳에 이메일 보냈더니 한곳에는 헤어컷 10파운드라고 하고 다른곳 토니앤가이 아카데미는 헤어컷 5파운드래서 어차피 둘다 내머리카락 마루타되서 연습하는건 똑같고 뭐 어차피 머리카락은 자라는 거니까라는 마음으로..

월요일아침에 수업가기전에 연락했더니 이번주는 예약 다 찼으니까 다음주로 잡아준대서 다음주 스케줄 몰라.. 일단 끊고 매장들러서 스케줄 알아낸 다음에 수업끝나고 전화했더니 머리카락 지금길이 얼만큼이고 얼만큼으로 자르고싶니, 층내도 괜찮니 그런거 물어보더니 내일올래? 그래서 예? 뭐 알았다고 하고 화요일, 홈페이지에는 1:45라고 되어있는데 전화로는 1:30에 오래서 그때 갔고, 일단 머리 어떻게 하고 싶냐고 온 사람들 물어보고 줄세우고 올라가서 자리에 앉혀놈 

헤어컷은 5파운드, 염색도 하고싶으면 20파운드 

그리고 기다리는데 뒤에 학생? 트레이니들로 보이는 사람들 세명이 한국말로 막 서로 얘기하길래 한국인 학생들인가보다 하고 난 일단 가마니 앉아있었다. 그리고 한명씩 모델이랑 학생들이랑 정해주는데 그중에 한분이 나한테 오셨길래 저 한국사람이예요.. 했더니 나머지 두분이 막 좋겠다 좋겠다 한국모델 걸려서 좋겠다 한국사람이 머리해줄줄은 상상도 못하고 갔는데 별일 다있음

암튼 가기 전에는 솔직히 무슨머리를 어떻게 해놓을지 약간 걱정반 기대반.. 약간 뭐랄까 그런 예전에 모델 리얼리티쇼 보면은 헤어 비포애프터 해가지고 너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줄게 그런거 하는줄 알았음... 그래서 제발 앞머리만 안자르고 너무 짧은것만 아니면 어떻게든 묶던지 하면 되니까 한번 해보자 해서 갔는데 어떻게 하고싶냐고 물어보고 거기에 맞춰준다고 했다. 

난 당연히 머리하러 가니까 아침에 귀찮아 죽겠는데 머리감고 갔는데... 머리해주시는 분들이 다 머리감겨주시고 시작한다.. 
머리감겨주는줄 모르고 머리감고 왔어요.. 그랬더니 보통 이런데 올때 외국애들 드러워서 막 일주일 머리안감고 온다고 그러심.. 진짜 얘네 우리나라랑 위생관념이 넘나 다른것. 

트레이너 한명이 학생들 몇명 돌아가면서 봐주고 머리카락 섹션따고, 자르고 부분마다 다 자르기전에 코치해줌 나는 그냥 확 보브컷으로 단발로 자르고 싶다고 했는데 뒤에를 좀 길게 자르더니 지금 연습하는 거 하고 뒤에 끝나고 다시 잘라준다고 해줘서 나는 뭐 니들 맘대로 하세요 하고 냅두고 구경하고 얘기하고 그랬음 알고보니 이분들 한국 토니앤가이 매장에서 교육나오신 디자이너분들이었음 일주일인가 이주일 계속 이렇게 연습하고 돌아가는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지금 연습하는 머리가 앞에는 짧고 뒤에는 약간 길게? 하는거라고 알려주셨는데 내가 이름을 들었을땐 모르겠다 하니까 다른 디자이너분이 사진 찾아서 보여주심 


이머리 연습한다면서 옆머리를 저렇게 저것보다 좀 더 길게 자르고 뒷머리도 저정도? 앞머리는 내가 절대 안됀다 해서 안자르고 했는데 이대로 냅두고 싶으면 냅두고 내가 더 자르고 싶다하면 뒤에도 잘라준다고 했는데 내가 그냥 냅둔다고 했다 머리묶으면 단발되고 냅두면 긴단발이라서 뭐 나쁘지않아서 숱만 좀 쳐달라고 했더니 디자이너분이 숱 진짜 많이 쳐주셔가지고 만져봤는데 완전 깃털처럼 가벼워졌음 헤헤

드라이하고 해주셨는데 중간중간마다 앞에있던 다른 트레이너가 와가지고 니머리 완전 잘어울린다고 예쁘다고 나 칭찬해주고 내머리 해주신 디자이너 칭찬해주고 내 머리 해주시던 디자이너분 트레이너가 내가 머리카락 이대로 걍 냅두라니까 재차확인하고 매우 좋아했음 그러고 다시오더니 다음에 본인이 내머리카락 잘라줘도 되냐그래서 뭐 나야좋지 오케이 했음 

그리고 염색담당이신분이 오더니 너 염색은 안하고 싶냐고 막막 뭐라뭐라 했는데 염색.. 글쎄 아직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한번 얘기해주면 생각은 해볼게 했더니 내일염색하러 올래? 그래서 하..? 아니 내일 안돼요 일단 집에가야지 하는데 나가기전에 나한테 다음에 본인이 머리카락 잘라줘도 되냐고 한 트레이너가 오더니 우리 이따가 프레젠테이션 있는데 니머리가 신상머리 지난주에 나온거라서 사람들앞에서 보여줘도되냐고 그러길래 뭐 보여주는거 뭐 오케이 했더니 까페가서 커피마시고 있으면 연락할테니깐 다시와달라했음 

나가면서 염색약 피부테스트 하라길래 갔더니 카운터에 계신분이 48시간 냅두래.. 다음에 염색스케줄 언제로 잡아줄까 막 아니 이분들 넘나 급하셔 그래서 일단 다음주 스케줄몰라서 안된다고 뻥침 그리고 염색하면 내가 돈내야되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이제부터 머리카락 자르고 염색하는거 다 그냥 무료라고 우리는 너같은 러블리걸들을 모델로 찾고있대.. 아... 네.. 

샌드위치 살라고 하는 찰나에 지금 다시 와달래서 들어갔더니 난 뭐 그냥 사람들 몇명 있어서 보여주는건줄 알았는데 또 다른 디자이너가 오더니 사람들 앞에서 머리카락 쫌만 더 잘라도 되냐고 하는것..? 옆에 조금 뒤에 조금만 자를게 이러길래 뭐 머리카락 다시 자라니까 ㅇㅇ 했더니 앞머리 제발 자르게 해달라고 해서 놉놉 했는데 온갖 사람들 다데려와서 앞머리 제발 자르자고 니가생각하는 그 앞머리가 아니라고 길게 자를테니까 자르고서 옆으로 넘기면 된다고 애원.. 

그러더니 또 어디로 데려가서 왠 사람들이 염색을 하는데 나도 염색시킨다는것? 무슨색깔 하고싶냬서 난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음.. 모르겠는데 했더니 빨강색으로 한대 또 하.. 또 빨강색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나는 차라리 버건디같이 어두운걸로 하고싶다 했더니 그거보다 약간 밝게 한담에 싫으면 다시 염색해준다고 꼬심... 망할 그리고 그 특유의 바쁨 정신없음 헤어쇼 백스테이지현장의 분위기와 그럴 뭐랄까.. 그런거 구경하고 싶고 그러다가 에이씨 알았다고 해버림 

머리카락 전체아니고 저 사진에 있는 모델 머리카락의 파란부분? 만 빨강색으로 한담에 머리감고 섹션따놓고 옷이랑 신발도 갈아입힘.. 헤어쇼래 엥? 참 그냥 머리카락 자르러 왔다가 별의별 일이 다생김 
무대에 나갔더니 앞에 무슨 사람들 막 앉아있고 다 쳐다보고 난리도 아님.. 이런 부담스러운 자리일 줄이야.. 세팀씩 해가지고 그사람들 앞에서 본인이 지금 뭐를 하고 있고 그런거를 막 설명을 하면서 헤어컷을 하고 나는 거울도 못보고 내머리 자르는데 그사람들만 보고... 궁금하기도 하고 막 잘려나가는거 보니까 엄청 많이 자르는거 같고... 불안하고...

그냥 정신없고 막 뭐랄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음 그와중에 계속 남하는거 구경함.. 재밌긴 했다 그래도 계속 지금 뭔일이 일어나고 있고 뭐를 할거고 언제까지 시간괜찮냐 그런거를 중간중간에 말해줘서 그나마 뭔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건 대충? 지나고 나니까 알겠는데 그때는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 
그리고 무대에서 앞머리자르는데 헤어쇼라서 그런지 앞머리자르는거라 그런지 사람들 환호성 지르는데 난 좀 기분이 이상했음 앞머리 자르기싫은데 괜히 자른다고 했다.. 그래도 다시 자라니까 뭐.. 이러면서 

끝나고 서서 보여주고 사진찍히고... 에이씨 
내머리 한 디자이너(번호준애랑 다른사람)가 자기번호 줄테니까 나중에 머리다듬을때 본인이 무료로 해준다면서 모델해주는거 고마워서 그런거라고 막 하는데 암튼 끝나고 돌아가서 옷갈아입어야되서 갈아입고 그 관중들이 아마 다른지점 헤어샵 디자이너들인걸로 추정 그사람들이랑 디자이너들이랑 다들 막 얘기하고 블라블라 정신없고 나는 빨리 집가고 싶었고 빨강머리를 부여잡고 집에옴 

하우스메이트들 다 깜놀 이게 무슨일이냐면서 
에지있다고 함.. 나는 그냥 5파운드 헤어컷 하러 갔다가 이렇게 되었다는 스토리를 다 이야기해줌... 얘네들은 뭐 머리 잘어울린다 빨강거도 예쁘다 해주는데 나는 싫어.. 적응이 되려나 하고 기다려봤지만 ㄴㄴ..

다음날 일하러 갔더니 코워커들 다 난리 이게 누구냐고 본사에서 직원 내려온줄 알았다면서.. 
하.. 이자식들아 그만해 

번호준 디자이너한테 나 진짜 앞머리는 기르는 수밖에 없겠지만 빨강색 진짜 안되겠다 너가 수습해준다고 했으니 빨강색을 없애달라 했더니 알았다고 했음. 월요일에 수습해준다고 했음. 빨리... 현기증난다 

신기한게 그날 아침에 수업들으러 가는길에 들었던 팟캐스트에서 모델이 나와서 토크했는데 그게 모델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어떤대우를 받는지, 그렇게 안보이지만 굉장히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런얘기하고 있었고, 나는 그걸 들으면서 내가 어릴때 재밌게 봤던 아메리칸 넥스트 탑 모델을 생각하며 내가 그걸 왜그렇게 좋아했지, 하다가 난 보통 사진결과보는걸 좋아했었던 것 같다. 모델들도 좋지만 그 사진들이 더 좋고 나는 내가 모델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고 절레절레 했는데 그렇게 헤어쇼 모델을 해보고 더 느꼈다. 모델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난 차라리 사진을 찍으면 찍었지 찍히는건... 

런던에 사니까 진짜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난다. 
신기하고 재밌긴 한데 내 앞머리 언제 자라지... 거의 숏컷수준으로 잘라놔서 감당이 안됌... 헤어드라이어랑 고데기 다 놓고왔는데 사야할 상황... 내사진은 제대로 찍힌것도 잘 나온것도 내가 갖고있는게 없으므로 패스. 

첫 유럽여행 바르셀로나+리스본




영국은 법정 유급휴가가 일년에 5.6주라고 한다. 
우리회사는 5주 주는데 내가 일을 시작한게 6월이고 매년 4월1일에 리셋되므로 이번년엔 4주가 있었음
그리고 한국 엄청난 추석연휴를 맞이하여 친구가 휴가를 냈고 
우리는 드디어 5개월만에 다시 만나서 여행을 했다.

처음엔 스페인 도시 어디어디가고 스페인어를 배워서 스페인어로 말해야지 어쩌고저쩌고 했었는데 
결국은 이동하고 그러는거도 귀찮고 느긋하게 여행하는게 우리 스타일이라 그냥 바르셀로나랑 리스본만 가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를 선택한 이유는 친구가 축구팬이라서. 
다른친구 한명이 유럽여행중에 바르셀로나가 제일 좋았다고 한적이 있었고, 
지금 하우스메이트들이 그 근처 시치스라는 지역에서 몇년을 살았는데 너무 좋다했고, 
난 내사랑빠에야를 스페인에 가서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
그리고 그냥 우리 가끔씩 야 나 영국가면 바르셀로나가자 가서 빠에야먹자라고 말하곤 했었지

리스본은 스페인만 가기 아쉬워서, 
코워커들이 포르투갈애들이 많은데 음식이 맛있다고 했음, 신선한해산물 맛있다고 했음,
포르투갈애 한명이 홀리데이 끝나고 포르투갈 마지막날에 울었다고함 이유는 영국음식 맛없는데 
이 맛있는 포르투갈음식 두고 영국갈생각에... (슬픈데 웃겨 미안)
날씨도 좋다고 했음, 
에그타르트의 고향이니까 에그타르트 먹으러 감 

나는 런던에서 친구는 인천에서 출발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만났다 
감격 
둘다 피곤했고 그때가 밤 열한시 넘었을때라 졸려서 숙소가서 뻗음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시를 여행할때, 밤늦게 도착하거나 아침일찍 도착하는게 좋다. 
밤에 도착해서 자고 일어나면 잠에서 깼지만 꿈꾸는 느낌으로 새로운 도시를 여행할 수 있고 아침일찍 
도착하면 뭐랄까 숙박비도 굳고 신선한 기분이랄까
맨처음 나홀로 뉴욕에 갔을때, 밤에 도착해서 숙소가서 뻗고 다음날 일어나서 아침에 나갔는데 
매순간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꿈만같았었지 행복)

첫날숙소는 그냥 공항근처로 대충잡음 한밤만 얼렁 자고 다음날 시내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므로 

그 런 데

까탈루냐 독립한다고 시위하고 난리났대 어제 뭔일 나가지고 오늘 버스같은거 제시간에 제루트로 다닐지 아무도 모른다고 스페인사람들이 말해줌 
나는 여기 도착해서 친구가 말해줄때까지 하나도 몰랐음 아니 런던에 있는 스페인애들, 스페인에서 살았던애들 다 이얘기 아무도 안해줌 그냥 재밌게 놀다와~ 

뭐 사실 가기전에 알았다고 해도 달라지는건 없었을듯 예매는 이미 몇주전에 다 끝내놨고 그런게 우리의 여행을 막을 순 없다. 그리고 이런거 언제구경하겠어 

일단 버스를 타고 시내근처까지 갔는데 예? 갑자기 내리래 여기 내리는 곳 아닌데 
그것도 스페인어로 방송나와서 멀뚱멀뚱하고 있으니까 스페인사람들이 뭐라뭐라하고 버스기사님이 영어로 내리라고 하셔서 내림 우리 짐이랑 같이 덩그러니 

시위때문에 도로막아놔서 버스 못다닌다고 함 
아니 사람들이 아주그냥 바글바글 무슨 국기같은거 망토처럼 메고 걸어다니고 뭐라뭐라 구호외치고 
난리도 아님 우리 촛불시위 생각났지 그리고 무슨 밤 10시만 되면 냄비인지 후라이팬인지 치면서 엄청 시끄럽게 온갖 사람들 다 창문에서 그거 뚜드리고 있음... 
심지어 가게들도 다 문닫아서 진짜 갈 곳 별로 없었음 

우리는 짐들고 끌고 엄청나게 걸었지 그 시위대 안에서 걷고 그 시위대랑 같이 걷고.. 
도로 한가운데서 걷고 날씨는 좋고 건물들은 예뻐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진짜 무슨 바르셀로나 사람들 다만나고 온듯

잠깐 어떤 까페같은데 들어갔는데 영어못함.. 어캐어캐 뭐 시켰는데 생각보다 별로 다 무슨 고로케같은거라 아 맞다 빠에야 먹을라고 들어간건데 시위때문에 재료없다고해서 시킨게 다 그런거라.. 걍그랬음 
그래도 커피는 맛있었다 다행히

숙소는 또 무슨 엄청난 고지대에 있어서 낑낑대면서 간신히 도착해서 체크인 성공

길거리에 빠에야판다고 써있는 가게가 엄청 많다 진짜 그냥 걸어다니면 7-8할은 빠에야입간판
웃긴건 그 사진들이 다 똑같이 생겼다 

스페인어 공부 안해서 긴급으로 
올라(Hello) 께딸(how are you?) 그라띠아스(Thank you) 데나다(You're welcome)
씬 쌀 뽀르빠보르(No salt please)-스페인 음식 짜단소리를 하도 들어서 이거 배웠는데 한번도 안써먹음
아블라 잉글라스?(Can you speak English?) 
이거만 외워감 근데 영어못하는 사람들 많이만나서 당황

런던에 있다가 가서 그런지 날씨가 진짜 너무 좋아 
시치스라고 바닷가도시 가서 태닝하고 물장구도 치고 
그냥 말그대로 계속 걷고 먹고 또먹고 걸어다니다가 옆길로 새고 여기저기 가게 들어가서 구경하고 
또먹고 자고 얘기하고 마시고 사진찍고 놀고 그게 우리 일상이었다

스페인에 길거리에나 무슨 지하철역 이런데에 화장실같은거 없다 그래서 쉬마려우면 또 어디 가게 들어가서 뭐 사먹고 가게화장실쓰고 더워서 물은 또 계속 마시고 반복

바르셀로나사람들은 올라 께딸 이말 진짜 많이한다 그냥 길거리 지나다녀도 올라 께딸 맨날들음 
리스본에서는 그런거 별로 못들어본듯 

바르셀로나에서는 그라띠아스 아무리해도 데나다 안해줌 별 대답 안해주거나 그라띠아스해주거나 
리스본에서는 오브리가다(Thank you)하면 거의 백퍼 데나다 해주고 뭐 찾아서 포르투갈어 흉내내면 포르투갈어 잘한다고 칭찬해줌 헤헤 

근데 바르셀로나에서는 사람들 거의 90퍼센트 우리한테 스페인어로 말하고 
리스본에서는 100퍼센트 영어로 말해줌 

바르셀로나랑 리스본 와인 진짜쌈 무슨 한병에 2유로야.. 
근데 또 맛은 좋다고 함 나는 이제 알콜못먹어서 망 이게뭐야 친구는 상그리아 세잔인가 마셔서 나도 맛좀 봤는데 맛있어... 

바르셀로나 고추튀김 맛있다 빠드론페퍼.. 진짜 별거없이 고추튀겨서 소금뿌린건데 왜이렇게 맛있지 

구엘파크
가우디 별 관심없이 갔는데 건물들이 신기하긴 함 
아직도 짓고있는 엄청 큰 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한번 들어가볼까? 했는데 미리 예약안하면 못들어감
망 
줄은 또 엄청길고길다
숙소 근처에 구엘파크있어서 밤에도 가고 새벽에가서 동트는것도 구경했다 구엘파크도 아직 공사중인데 좋음 구엘파크 최애 
구엘파크도 7시?8시부터 저녁8시였나까지 입장료 있음 근데 그 전이나 후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음 우리는 그냥 무료인 시간에 갔음 

벙커야경
아.. 벙커라고 야경보는 뷰포인트가 있는데 이때가 한국 황금연휴라서 진심 벙커갔는데 한국간줄... 소름
가서 수박먹고 끄레마까딸라나(스페인 크림브륄레), 과자먹고 음료수마시고 내려옴 

바르셀로나 성당은 오전에가면 무료고 또 열두시였나 부터 돈받음 입장료 
우리 진짜 계획도 없이 조사도 안하고 가서 대충 걸어다니다가 
기웃기웃 이거뭐지? 들어가볼까? 이러다가 다 찾아냄 

시치스
(파노라마모드로 사진찍기에 꽂힘)
몰랐는데 시치스에서 푸른바다의전설 촬영했다고 함 어쩐지 한국사람들 왜캐많지 했네 
근데 너무좋아 시치스 예쁘고 날씨좋고 그냥 너무좋아 태닝도하고 파도도 그냥 넘실넘실 하나도 안 격해서 그냥 물에서 떠다니면서 놀았음 물도 깊지도 않아.. 환상 

우리 여행하면서 바르셀로나, 스페인 사람들 너무 해맑고 귀여운 분들 많이 만남 
말이 안통해서 더 귀여워보이는지는 모르겠음 

1 숙소에서 시내로 거의 매일 걸어다녔는데 가는길에 있는 작은 빵집 체인점이 있었다 
거의 매일아침 갔는데 밖에 크로아상 두개에 1유로 입간판있길래 또 새서 들어가서 빵구경하니까 아주머니 갑자기 스페인어로 우리한테 방글방글 웃으면서 뭐라하길래 스페인어 못한다고 미안하다했는데 개의치않고 계속 뭐라뭐라 하셨음 우리가 크로아상두개주세요 했더니 1유로 넘는가격을 말하길래 손짓발짓으로 밖에 1유로라고 써있다고 했더니 그옆에있는 크로아상이라고 해서 그거 달라니까 급 표정 시무룩해져서 
입이 대빨나오심.. 감정에 솔직 

2 라보께리아 마켓에서 식당에 앉아서 음식시켜먹었는데 직원이 영어로 서빙해줌 근데 나는 인사랑 고맙습니다는 그나라 말로 하려고 노력해서 그라띠아스 했는데 땡큐베리머치 너무 뭐랄까 그 상황이랑 그분의 말투와 톤이 단호박이었음.. 그것도 스페인어냐? 이런느낌이었달까 암튼 끝까지 데나다 안해줌 

3 라보께리아 마켓 좋아서 두번째 갔을때 바르셀로나 아몬드누가좀 사려고 보고있는데 갑자기 스페인사람 직원이 한국말로 말시키는것? 그러더니 종류별로 다 맛보여주고 네개에 얼마얼마 이러면서 한국말로 자꾸 말해줘가지고 그냥 거기에서 궁금했던거 다 맛보고 나랑 친구랑 같이 득템 

4 시치스갔을때 메뉴델디아라고 에피타이저 수프나 샐러드, 메인요리, 디저트 합쳐서 거의 10-15유로 셋트메뉴가 있어서 그거 시켜서 먹는데 식당 주인부부가 아주머니는 영어를 조금 하시고 아저씨는 못하시는데 그때 손님도 별로 없고 햇빛이 쏟아지는 중이었음 아저씨가 요리하시고 아주머니가 서빙하시는 듯 했는데 뭔가 여유롭고 자꾸 와서 이것저것 챙겨주심 말은 안통해도 손짓발짓으로 스페인어 영어랑 비슷한것도 많아서 대충 음식이름같은건 알아들음 되게 장사를 쉬엄쉬엄 취미로 하는느낌? 여유터져 양도 엄청많음 진짜 엄청많이줌 빵맛있어서 우리가 에피타이저랑 다 먹었더니 아저씨가 그릇치우시고 돌아와서 빵접시 가리키면서 뭐라고 하시길래 치워준다는 줄 알고 알았다 했는데 엄청 많이 리필해주심.. 근데 빠에야를 무슨 거의 3-4인분 갖다주시고는... 배불러 죽겠는데 디저트도 나옴 초콜릿 슈크림 시켰는데 초콜릿 아이스크림 갖다주심 근데 슈퍼에서 파는거.. 일회용 컵에 들어있는거 갖다주심 
진짜 장사 취미로 하시는듯 좋다
그래서 결국 거의 다먹고 배 뽈록나와서 태닝하고 물놀이함 

5 시치스에서 바닷가에 깔고앉는 화려한 패턴 엄청 큰 보자기 파는사람들 많은데 약간 동남아여성분이 파는거 사는데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가방조심하라고 신신당부 / 리스본에서 물사는데 이분은 약간 인도계? 또 동아시아 사람들 잘 몰라서 다 털린다고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가방은 항상 앞으로만 매라고 또 신신당부... 우리가 털리게 생겼나 근데 또 웃긴건 내친구들은 아무도 이런얘기 안해줌 

6 가우디 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빠꾸먹고 피자먹고싶어서 검색해서 어디 찾아가다가 밖에 피자판다고 써있는거 보고 들어간 가게. 스페인사람들은 저녁을 무슨 9시 10시에 먹는다고 함 그래서 우리가 갔던 시간 약 6-7시? 사람들 별로 없었음 여기도 부부가 운영하는데 부인은 영어조금하고 아저씨는 못함 메뉴 설명해주는데 베지탈 베지탈 하시길래 오? 베지터블이냐고 했더니 아니래 절대 아니래 베지탈이래 그래서 구글검색했더니 베지터블이 스페인어로 베지탈... 암튼 그러고 스페인 물고기랑 스페인소스래서 그거 달라고 해서 시켰는데 부인분 어디가시고 아저씨 혼자 서빙, 요리, 계산 다하고 계심 세상에서 제일바쁨
음식 나온게 더웃김 진짜 무슨 어제 요리배워서 가져온듯 플레이팅이 뭐임? 그냥 접시에 막 소스묻혀놓고 비주얼 똥망.. 에? 집에서 대충만든느낌? 맛은 있었음 피자도 슈퍼가서 도우사서 대충 토핑올려서 갖다준 느낌물씬 
근데 우리 계산하는데 갑자기 계산대가 안열리는것. 아저씨 매우 당황하심 발동동구르고 어케저케 해보는데 안통함 계속 쏘리쏘리 하고 열쇠꺼냈는데 갑자기 한 세네살? 딸이 막 달려오니까 입에 열쇠물고 애기 안은다음에 부인한테 딸 건네주고 다시 시도하는데 엎친데 덮침 다른 로컬분 커피다드시고 우리뒤에 줄섬 
그분이 괜찮냐고 한듯? 그랬더니 스페인어로 막 이거 안된다고 뭐라뭐라 하는거 같았음 우리한텐 스페인어 안통하니까 말도 못하고 결국 열어서 계산완료하고 빠이. 글로 읽으면 그 느낌이 잘 안살겠지만 우리는 웃겨죽는줄 알았음 

6 왠 로컬 까페에서 커피시키는데 영어안통함 똑같은거 두잔인데 하나는 디카페인 달라고 열심히 손짓발짓 설명해서 오케이 해서 기다리는데 커피한잔만 주는것... 읭??? 이런표정으로 쳐다봤더니 왜그러냐고 하는거 같아서 두잔시켰다고 또 열심히 설명했는데 뭐가 불만이냐 그런 표정으로 고객한테 가더니 영어하냐고 하고 그고객이 영어로 통역해줘서 한잔 더 얻어냄.. 근데 아직도 그중 한잔이 디카페인인지는 모르겠음 

아 우리 리스본 가는날 또 도로막고 시위해서 버스가 갑자기 루트를 벗어나길래 불안초조 옆에사람한테 영어할줄 아냐고 이버스 어디가냐고 방송나온거 뭐냐했더니 어디로가는지는 안알려주고 그냥 시위때매 길막혔다 라고만 했다고 함.. 다음에 내리는게 좋겠다고만 하..? 근데 사람들 다 그냥 타있음 버스에.. 우리랑 같이내리는 사람들도 있긴했는데 아니 본인이 탄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계속 타고 있음.. 당황스럽다 우리는 그덕에 또 걷고 걸음 그냥 걷는건 좋은데 짐덩어리랑 같이 걷는건 힘든것..

그래도 맛있는거 많이먹고 날씨도 좋았고 좋은 휴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