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크리스마스 = 배터지게 먹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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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자고 일어나서 샤워한뒤 크림치즈+누텔라 토스트로 아침먹고 요가&스트레칭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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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트 크리스마스 음식하는거 도와주기
요크셔푸딩, 로스트 감자, 로스트 터키 대신 치킨, 스팀 채소들, 닭고기랑 먹는 채소볼, 그레이비 소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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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하우스메이트 여동생집)가서 하우스메이트 가족들이랑 크리스마스디너타임 
다 너무 맛있어서 너무 많이 먹어버렸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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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영화보고, 차마시고 디저트로 민스드파이
민스드(다진고기)파이 먹을래 그래서 동공지진.. 그 안에 뭐들었는데? 했더니 건과일같은거 들어있다고 했다. 아주 오래전에는 진짜 다진고기 파이였는데 요즘엔 건포도, 건베리류 같은거 넣고 만든다고 했다. 너무 달아서 커스터드 크림이랑 같이먹는게 좋지만 그집에도 우리집에도 커스터드크림이 없는 관계로 그냥 차랑같이 먹었는데 진짜 달디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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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사는 애가 메니큐어 바르는데 왼손잡이라 왼손에 바른 메니큐어가 거의 무슨 난리도 아니어서 지우고 내가 다시 발라줌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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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가족들은 무슨 얘기할때 엄청 소리 지르면서 웃는다. 시끄러운데 웃겨서 같이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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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우리집에서 갠쟁이랑 같이 해리포터영화 연속방영해주는거 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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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 크리스마스에는 호주에서 친구랑 바닷가가서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태닝하고 피시앤칩스 먹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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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년도 크리스마스에는 우리집에서 하우스메이트들이랑, 내 코워커 커플이랑, 하우스메이트 친구들이랑 크리스마스 파티했었고, 캐네디언 코워커가 나 서양에서 땡스기빙 처음보내는거라고 엄마한테 물어봐서 걔네 가족 땡스기빙(추수감사) 디너파티 데려가 줬었다. 

그 코워커엄마가 막 엄청 뿌듯해하면서 오븐안에 굽고있는 터키(칠면조) 두마리 보여주고 크랜베리소스며, 캐네디언 땡스기빙 음식들 소개시켜줬는데 너무 맛있어서 계속먹음.. 배터져 지금 생각하니 크리스마스랑 헷갈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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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트네 가족들이랑 저녁먹고서 닥터후 보는데 영국군 독일군 전쟁중에 갑자기 양쪽에서 크리스마스 캐롤부르더니 백기들고 서로 부둥켜 안고 같이 먹고 마시고 하는거 보더니 얘기해줬는데 실제로 전쟁중 크리스마스가 있었는데 그날 잠시 휴전하고 같이 노래하고 축구하고 크리스마스 보내다가 그다음날 다시 싸우고 죽이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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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박싱데이 연말세일 시작하는 날. 리테일은 연중 제일 바쁜날. 내일 미친듯이 바쁘니까 각오하라고 늦지말고 삼십분 일찍오라고 아주 매니저가 신신당부했음. 내년엔 벗어나야지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런던 (+크리스마스 선물)

Canaby Street
Regent Street


 술취한 산타옷입은 젊은이들
크리스마스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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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아침에 부엌에 갔다가 창밖으로 눈이 쌓여있고 내리는 것을 보았다. 
런던은 거의 0도 이하로 안내려가서 몇년에 한번씩만 눈이 온다고 들었는데 눈이 왔다. 집안에서 볼때는 나쁘지 않았는데 밖에 나와보니 바닥에 물이 흥건하고 먼지랑 섞여서 지지..
뽀득뽀득한 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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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오후 네다섯시만 되면 해가져서 깜깜해진다. 
그래서 여기저기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더 잘, 오래 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나 시리즈들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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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트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블랙미러(Black Mirror)를 보게 되었다. 
와씨 대박 
시즌1 에피3, 시즌2 에피4, 시즌3 에피6 
이어지는거 아니고 에피소드마다 다른 내용이라 거의 한시간짜리 영화들을 보는 느낌? 

몇몇은 거의 지금 일어날 수도 있는 일.
그 다음부터는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사회적 문제점들을 가깝거나 먼 미래의 기술을 첨가하고 극대화 시켜서 어두운 면들을 보여준다.

눈안에 카메라 설치해서 내가 봤던 영상들을 다시 재생하거나 다른사람이랑 같이 볼 수도 있고, 죽은 남편의 복제인간을 만들수도 있다. 그 복제인간은 죽은사람이 인터넷에 올렸던 사진이나, 글등을 바탕으로 그 사람인 척 한다. 뇌에서 어떤 부분 꺼내서 가상현실의 나를 만들어서 나대신 잡일 시키기 등등

안그래도 너무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들때문에 무서운데 더 무서워짐 사실 결국 메세지는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점 해결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 너무 소름끼치고 잘 만들었어.. 보고나면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그런 이야기들. 
어젯밤에 본 시즌2 마지막 에피소드 제목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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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크리스마스 뭐 트리, 장식, 산타, 캐롤 이정도고 뭐 커플들 밖에 돌아다니는 날이지만 
여기는 매우 중요한 가족행사다. 멀리사는 가족들 다 같이 모여서 하루종일 크리스마스디너 만들어서 먹고, 가족들 한명한명 선물 챙겨서 다같이 열어보고 먹고마시고 복작복작 하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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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쇼핑센터는 사람들 선물사라고 오픈시간을 늘려서 원래 9시면 닫는걸 10시에 닫고 있음. 다음주면 11시에 닫는다고 함 무슨 말이냐면 나 12시에 퇴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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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친구중에 한명은 이때를 맞이하여 슬로베니아에 열흘동안 놀러간다고 한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살때 하우스메이트였던 친구는 아일랜드로 크리스마스 보내러 오는데 런던들러서 나랑 놀기로 했다. 삼년만에 만난다니 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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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들 난리났음 역시 런던이 대도시인걸 실감함. 밴쿠버에서는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하나밖에 없었는데 여기는 동네별로 하나씩 있는듯? 사우스뱅크 센터 마켓은 거의 대부분 다 먹는거 밖에 없었다. 하이드파크에 있는 윈터원더랜드는 아직 안갔다옴. 놀이기구 있고 거기서 파는거 다 비싸다고 말만 들음. 저기 위에 사진에 있는 마켓은 너무 춥고 차마실곳 찾다가 마주친거라 그냥 사이로 지나가기만 했는데 이것저것 아기자기한것도 많이 파는듯 근데 사람 미어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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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는 안추운데 그래도 추움 그리고 눈온 다음날 눈비 섞여서 오더니 지금 또 비옴 그래서 밖에 나가기 싫음. 집안에서 차나 마시면서 영화보거나 공부하거나 해야지. 이래서 영국사람들이 차를 그렇게 많이 마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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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철학 끝나서 뭐 다른거 공부할거 있나 찾다가 예전에 하우스메이트가 말했었고, 내친구도 링크보내줬었던 edX에서 코스찾아서 듣는중. 하버드, 엠아이티,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등 세계 곳곳의 대학교들이 무료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다. 한 50불 내면 수료증도 준다. 안타깝게 한국어로 된 강의는 하나였나 두개밖에 없는데 그것도 그냥 구글번역기 돌린느낌;; 영어로 뭐 배우고 싶은 사람한테는 좋은 기회. 미국 안가고도 하버드 수료증 얻기 잼

종류도 엄청 다양하다. 내가 지금 배우는거는 How Virtual Reality Works(VR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려줌).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투어리즘 매니지먼트 그리고 심리학, 영양학, 디자인 등등 욕심부려서 일단 들을라고 엄청나게 쟁여둠.

10 *크리스마스 선물*
하우스메이트들 진짜 잘 만나서 여러가지 추천받고 있는데 정신건강에 아주 좋아서 추천해야지
나는 하우스메이트가 오디오북 파일을 줘서 그걸로 듣고 있는데 방금 찾아보니 한국에도 이미 해석해서 책도 있음. 

- 토니로빈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보고 감동받은 심리학자겸 사람들 인생코치? 도와주는 사람 있는데 알고보니 내안의 거인을 깨워라 라는 책으로 이미 한국에서 알려진 사람. 들어본거 같은데 그땐 몰랐지. 유투브 영상이나 책등 들으면 들을수록 넘나 대단한 사람. 근데 이사람 워크샵 가려면 엄청 비쌈.. 근데 그값어치를 하는듯 사람들 가구를 팔아서라도 가는걸 보니. 

- 바이런 케이티 
 영어로 듣다가 한국말로 번역하려니까 좀 어색한데 한국어 책이 어떻게 번역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내용은 비슷하겠지? 바이런 케이티 이너웨이크닝 음. 내면자각? 내가 스트레스 받고있는 생각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그게 진짜 사실인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건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오해하고 있는건 아닌지, 그래서 그 스트레스받는 생각을 뒤집고 뒤집어서 이해하고 스트레스의 근원을 없애버리는 건데 아주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설명해서 잘 이해가 될 지는 모르겠는데 이걸 듣고 전에 짜증났던 것들이 지금은 덜 짜증나게 됌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엄마가 류시화 책을 좋아해서 나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캐나다, 호주에 가지고 다니면서 가끔씩 자주 읽곤 했었다. 그러다가 호주에서 살 때 만난 한국에서 6년 살았던 호주친구한테 선물로 주고 한국에 돌아온뒤 여기올때 안사서 왔다가 한국에서 친구가 뭐 필요한거 없냐길래 얘기했더니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까지 같이 보내줘서 읽었는데 짦은 이야기들 모음집인데 내가 여행하면서 느꼈던것들, 살면서 느꼈던 것들을 너무 잘 정리해서 글로 써놓으심.. 몇시간만에 다읽음. 여행자들이라면 공감할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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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람들은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산다. 
믿는대로 보고, 듣고, 이루어진다.
모든 일은 다 제 때에 일어나고 찾아온다. 그리고 사람들은 본인이 필요할때 준비가 되면 받아들인다. 내가 아무리 말해도 본인이 준비가 되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나도 마찬가지로 누군가 무슨얘기를 해줘도 내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거들떠도 안보겠지. 그리고 나중에 그 때가 오면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겠지. 

준비가 되면 받으세요 내선물(하트)
메리 크리스마스 (아. 25일 되려면 멀었지만 여기는 12월달 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 캐롤틀고 난리났음 12월 내내 크리스마스랄까)














서양에서 불교철학 공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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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있을 때 세웠던 계획 
캐나다에서는 경험을 쌓고, 호주에서는 돈을 벌고, 영국에가서 영어를 배워야겠다. 
그치만 영어라는 과목을 공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영어로 수업을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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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생이 되어서 공부만 하는건 싫어서 교양강좌 같은걸 들어야겠다 하고 무슨 과목을 듣지 하고 목록을 찾아보던중 철학을 배워야겠다 하고 무슨 철학강좌가 있는지 보다가 불교철학을 선택하게 되었다.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았고 벚꽃놀이할때 친구들이랑 동학사에 가면 좋았지, 지대넓얕에서도 불교철학얘기를 가끔 들었던것도 생각나고 어차피 그냥 수업듣고 싶어서 하는거니까 뭐 사실 별로 뭘 얻어야지 라는 생각보다는 경험삼아 한번 해보는거지 뭐 하고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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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거의 강의실을 꽉 채울정도로 인원이 많았는데 (강의실 별로 안큼 한 20-30명?) 출석하는 인원이 점점 줄어들고 결국 매주 오는 사람들만 출석. 
수업듣는 학생들 대부분 40-60대 으른들.. 나 완전 제일 어린이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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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불교철학 공부할거라니까 친구가 너는 무슨 기독교 시작된 서양에 가서 동양철학 배우고 있냐 
선생님도 동양나라에서 불교 역사도 오래되고 관련 자료들도 많고 한다고 했는데 나는... 동양에서 서양에 왔구요 여기서 불교철학공부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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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영어라서 어려운 건지,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헷갈리는 건지, 내용자체가 어려운 건지 했는데 여기있는 다른 으른들도 같이 헤메고있고 생각해보니 한국어로 들었어도 어려운건 마찬가지였겠구나 싶다. 방금 한국어로 찾아봤는데 더어려움 한문 번역체와 한자어 단어 공격.. 이러니까 내가 불교유치원을 나왔음에도 그동안 불교에 관심이 없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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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종교가 아니었다. 
부처라는 말은 해탈한 사람이라는 뜻인데 개개인이 부처가 되기위해 수행을 하고 배우는 과정이었다. 
물론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부처"를 신으로 섬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리고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다. 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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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태어나지만 환생은 없다. 영혼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말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십년전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지 않듯이 우리는 매일, 매순간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앞으로만 나아갈뿐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다. 

혹은 엄마가 아이를 낳으면 부모의 유전자의 일부분을 아이가 공유하는걸로 재생 혹은 복제로 나의 일부분이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볼 수는 있지만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영혼이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는 것. 사실 이부분은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들었을 땐 우리가 죽고 무슨 생명체로 다시 태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생명을 귀중하게 여겨야한다고 했던것 같아서 얘기했더니 그건 힌두이즘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영혼이라는게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에 대해 어떤걸 믿어야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아직도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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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매순간 다시 태어난다는 말은 공감이 된다. 어떤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을 때, 싫어하던 것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새로운 곳에 다녀왔을 때, 어떤 사람과 토론을 하거나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너무 다르게 느껴졌던 순간이 많았고, 지금도 가끔씩 그 순간들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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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그 어떤 고통도 결국엔 지나가게 되어있다. 
내가 알던, 들어봤던 많은 명언들이 부처의 말과 생각이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부처만 그 말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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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도대체 뭘까 막 무슨 가부좌틀고 경지에 오르면 몸이 붕 떠오르고 이런거 아니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다가 결국 생각이 없어지는 거라는데.. 경험 해본사람만 알겠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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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학생들이 왜이렇게 부정적인 고통이니 비어있음이니 그런얘기만 자꾸하냐고 불평불만 하거나 그냥 본인의 생각을 말하거나 질문을 하거나 언제나 이해하려고 하시고, 더 잘 설명해주시려고 하고, 잘 들어주시고 대답해주셨다. 같이 수업듣던 으른들도 너무 다들 좋아서 수업분위기도 좋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어느 날, 한 분이 불만 얘기하다가 "I don't care" 라고 한적이 있었다. 그랬다니 교수님이 보통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 더 신경쓰고, 관심받고 싶어서 저렇게 말한다고 하시더니 갑자기 투애니원 노래중에 아돈케어가 있다면서 나보고 걔네가 왜 아돈케어 했지? 물어보더니 멤버들 이름을 줄줄이 외우시는것..? 

아니 백인 50-60대 불교철학 교수님이 투애니원 팬일줄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재밌고 웃겨서 한동안 계속 웃음 참느라 혼났다. 예? 케이팝 대단하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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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라 하면 다 불교 절인줄 알고 하우스메이트랑 허리크리슈나 템플 갔다가 문화충격받고 너무 시끄러워서 나가는데 거기있던 사람이 다시 오라면서 채식주의+요리법 책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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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성을 갖고 기다려라.
모든것은 때가 되면 알아서 찾아온다.
-부처

영어로 볼때랑 한글로 볼때랑 느낌이 너무 다르다. 답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