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지나가다가 엄청 큰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저게뭐지 하고 검색했더니 대영박물관이었다. 그때는 한 두세시쯔음 이었고 날씨가 좋았다.
나는 다음에 오전에 와야지, 그럼 저렇게 줄 많이 안서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휴무날 아침에 집을 나섰는데 비가 약간 내리고 있었다. 여기는 항상 비가 오다가 맑아졌다가 다시 비가오는 알 수 없는 날씨가 일상이라 방수가 되는 롱재킷을 샀다. 우산 들고다니기도 귀찮고 어차피 좀있으면 그칠걸뭐.
그래서 그 방수가 되는 롱재킷을 입고 후드를 쓰고 튜브를 타고 Horborn Station에서 내렸는데 아니 비가.. 미친듯이 쏟아져.. 박물관까지는 걸어서 십분정도였는데 이렇게 비가 쏟아질 줄은 몰라서 적잔히 당황했지만 그래도 실내로 들어가는 걸 목표로 걸어갔다.
더심했던건 들어가는 사람들 줄이 끊이질 않았음 밖에서 부터 아니 입구 들어가기 전부터.. 이게뭐지?
비 쫄딱맞으면서 결국 줄 서서 가방검사하고 들어감. 근데 실내에도 사람이 미어터져..
영국애가 알려줬는데 방학이고 홀리데이시즌이라 가족단위랑 어린애들이 많다고...
진짜 가족단위, 여행온 가족단위, 온갖 다양한 사람들.. 난 날짜를 잘못잡았음
박물관이 미친듯이 큰데도 그렇게 사람이 많이 들어오니 불편..
내가 평일 오전에 박물관가는 이유를 잃어버림..
박물관 진짜 크고 그 안에서 몇시간이고 보낼 수 있을만큼 별의 별 물건들도 다 있고 너무 재밌었는데
사람들한테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기다리고 덥고 한게 너무 힘들었음
다들 왜이렇게 미이라를 좋아하시는지..
신기한 것도 많고 예쁜것도 많았는데 참 뭔가 씁쓸했다.
영국은 다른나라에서 약탈해온 물건들이 그 박물관의 70%였나? 넘으면 무료라는 말을 얼핏 들은적이 있었는데 박물관 대부분이 다 무료이고 (같은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 각지에서 온, 약탈해온? 물건들이 유리관안에 설명판과 함께 갇혀있는 모습이 뭔가 애잔했다.
좋은 환경에서 잘 보관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건 참 좋지만 뭐랄까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서 나는 박물관에 갈 때마다 한국에서 뭐 뺏어왔냐 하고 꼭 한국전시관에 가는데 내가 갔을 때 아시아전시관이 닫혀있어서 확인을 하지 못했다.
너무 커서, 너무 많은 다른 나라에서 온 물건들이 유리관안에 갇혀있는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던 날이었다.
비도 너무 많이오기도 했고,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 안에서 혼자 구경해서 더 그랬던 걸까.
근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친구랑 같이 갈 때마다 너무 집중을 할 수가 없고 친구가 말시키면 자꾸 얘를 보고 얘기를 해야되서 앞으로는 친구 만날 때는 친구만 만나고, 박물관 미술관은 나 혼자 가기로 결심했다.
암튼 학교개강하면 평일 오전에 다시한번 가야지 대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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