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심각했다. 우리가 뭘 먹고 있는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What the Health 한글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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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라고 하면 소고기등 붉은 살코기만 빼고 다 먹는 사람들, 
동물의 살은 안먹지만 해산물, 계란, 우유등 유제품은 먹는 사람들,
동물의 살, 해산물은 안먹지만 유제품은 먹는 사람들 등 본인의 기준을 만들어서 식단조절을 하는 사람들인데 그 중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비건.
비건은 동물성 식재료가 들어간 모든 식품을 피하고 곡류, 채소, 과일, 뿌리채소, 씨앗류, 견과류등 식물성 식품만 먹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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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의 이유는 동물들을 위해서, 지구를 위해서, 열대우림을 위해서,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먹기 싫어서 등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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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나도 얼마전까지 고기를 먹어왔고, 고기를 먹는 걸 즐겼었고, 치즈, 요거트 사랑했었고,
비건이라고 하면 아, 같이 밥먹기 힘든 사람들, 왜 굳이 저러는거야, 뭐가 그렇게 잘못된거지? 그 동물들 먹으려고 키우는 거잖아, 농장에서 학대하고 잔인하게 죽이는건 나쁘지만 죽기전까지 잘 키워주고 최소한의 고통만으로 죽이면 덜 나쁘지 않을까? 그리고 맛있잖아... 동물들아 사랑해 근데 미안해.. 그래도 고기 계속 먹고있어.. 비건들은 뭐먹고 살아..
라고 생각했었다. 2018년에 채식주의자가 될거라는 하우스메이트한테도 음 그래 잘해봐~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채식주의자, 비건이 되고 싶어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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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gher Taste 책을 읽고 채식주의에 엄청난 관심이 생긴 나는 한번 빠져들면 미친듯이 알아본다. 영상들을 보고, 도표들을 보고, 이유가 뭔지, 나쁜점이 뭔지, 좋은점이 뭔지,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말하는지, 비건들은 뭐 먹고 사는지 알아보다가 유투브에서 비건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고, 넷플릭스에 담아두고 아직 보지 않았었던 What the Health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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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만들어진 이 다큐멘터리는 정말 와우. 보는내내 ??? 이렇게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모르고 살아왔다는게 화나면서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알게되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생각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내가 한국에서만 계속 살았더라면 아직도 매주 고기를 먹고 뭐가 잘못 된지도 모르고 있었겠지. 가족 친구들한테 다 알리고 싶은데 한글자막이 있을까?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 하나, 사람들이 믿을까?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고기를 덜먹거나 안먹게 될까? 내가 한국에 가면 비건으로 사는게 너무 어렵진 않을까? 우리 음식의 거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김치조차 액젓, 젓갈등이 들어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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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유투브에 검색해봤더니 다행히 누가 이미 한글자막을 만들어 놨다. 감사합니다. 아직 내가 한글자막 깔린걸로 보진 않았는데 뭐 대충 내용전달만 되면 이해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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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섭취는 어떻게 하냐고?
동물들은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가 없다. 단백질은 식물만 만들어 낼 수 있는것. 그래서 동물들은 단백질을 식물에서 섭취하는데 우리가 굳이 동물을 먹어서 단백질을 섭취해야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가장 힘세고 튼튼한 동물들 코끼리, 고릴라, 코뿔소등은 다 초식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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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고기를 먹어야 되는 동물이 아니다. 먹지 말아야 할 걸 먹으므로써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게 되고, 각종 심장병, 당뇨병등 성인병에 걸린다. 유전이라고? 유전으로 이런 병들에 걸릴 확률은 5%. 식습관 유전으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니까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 실제로 다큐멘터리 안에서 천식등 질병으로 엄청난 양의 약을 먹고도 나아지지 않던 사람들이 2주만에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우리는 자가치료능력이 있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 만으로도 2주만에 혈액의 자가치료 능력은 엄청나게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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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자꾸 고기먹는게 건강하다고 말하는 걸까? 축산업계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서 진실이 새나가지 않게 막고있다. 의약계에서도 돈을 지원하며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걸 도우며, 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병에걸리고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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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겠으면 2주만 동물성식품 다 끊어보세요. 
모든 사람들이 보고, 알았으면 좋겠다. 진실을. 
이 모든걸 다 알고난 뒤에도 동물성 식품 먹고 싶으면 음, 그땐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우린 최선을 다해야지.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




런던에서 길거리 지나가다가 허리크리슈나 템플에서 길거리 춤추면서 지나가다가 놀러오라고 초대장같은걸 받았는데 한국에서는 절=템플 하면 보통 불교절이라 당연히 템플이면 다 불교절인줄 알았다. 
하우스메이트랑 재밌는곳 데려가기로 해서 허리크리슈나 템플 갔다가 난 조용한걸 기대하고 갔는데 너무 춤추고 노래하고 난리나서 음.. 불교절을 찾아가자 하고 나가는데 안내해주시는 분이 책을 한권 쥐어주면서 다시 돌아오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불교절 찾아내서 가고 놀다가 집와서 책은 그냥 책상위에 놓고 저번에 한번 열어보고 괜찮네 채식주의 식단 레시피네 하고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딴거 하느냐고 못읽었다. 

다른 하우스메이트가 자기 채식주의자 할거라고 무슨 얘기를 자꾸 하길래 저책 다 읽고 얘한테 추천하고 빌려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안읽은 상태여서 그 책은 계속 내 책상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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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le Grandin (google image)
템플 그랜딘이라는 영화를 몇년전에 보고 충격을 받았다. 가축으로 사육되는 소를 어떻게 도축하는지, 사람들이 그 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등등 너무 슬프고 안타까웠다. 

한동안 새빨간 소고기를 보거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고기를 먹을 때 역겨워서 먹는걸 피한적이 있었다. 
모피, 가죽, 고기등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캠페인 등을 봤을때 아, 슬프고 미안하다 동물들아 미안해 그렇지만 고기먹는걸 멈추진 않았었다. 


캐나다에서 만났던 어떤 친구가 본인이 채식주의자 였었는데 단백질 섭취가 안되서 머리카락이 빠졌고 그래서 이제 다시 고기를 먹는다고 했었다. 

내가 채식주의를 하려고 마음먹기 어려웠던 가장큰 이유가 단백질 공급, 탈모나 손발톱 부러지면 어떡해?
캐나다나 호주에 살때 단백질공급이라는 이유로 가끔씩 고기를 사서먹거나 메뉴를 고를때 고기가 들어간걸 선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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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옥자가 넷플릭스에서 동시개봉을 해서 봤다. 다시한번 죄책감을 느꼈지만 고기를 그만먹어야겠다는 다짐은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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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장을볼때 생고기를 사고싶지 않았다. 요리를 할 때 생고기를 만지고 싶지도 않았다. 생고기를 칼로 썰때면 이러다가 내 손가락도 같이 썰어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나 생고기 사는거랑 요리하는거 싫다니까 채식주의한다는 하우스메이트가 그럼 먹지마라고 했다. 그치만 아직도 햄버거를 먹고 치킨이 들어간 태국볶음쌀국수를 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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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몇몇 채식주의자들과 비건(동물한테서 나온 모든 식재료 안먹는 사람들. 고기, 계란, 유제품, 해산물 전부다)인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냥 저렇게 살면 힘들겠다. 쟤네들은 뭐먹고 살지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채식주의자나 비건인 친구들은 그냥 본인들이 채식주의자, 비건이라고만 했지 고기먹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뭐라고 하는걸 본적이 없다. 오히려 고기먹는 사람들은 채식주의자, 비건들을 비웃고 싫은티를 내는건 많이봤어도. (물론 예외는 있겠지. 고기먹는 사람들 비난하는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들도 있긴 있을거다 내가 못봤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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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를 시작한 하우스메이트가 집에오더니 나보고 이책을 읽어야 된다면서 추천해주는데 응? 내가 너한테 추천해주려고 한 책을 꺼내서 설명을 하는것..? 깜짝놀래서 에? 너 그거 내가 너한테 추천해줄라고 한거야 다 읽고나서 추천하려고 했는데 얘가 먼저 추천함. 그래서 내 이스트본, 브라이튼 여행할때 챙겨갔었다. 브라이튼은 채식주의, 비건까페로 유명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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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이랑 같이살고, 간장이를 사랑하고 동물들을 사랑해서 동물들을 보는건 좋지만 걔네들을 너무 좁은 공간에 가둬놓는게 싫어서 이제 더이상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도 안가는데 고기를 줄이긴 했지만 아직도 먹고 있었다는게 뭔가 약간 모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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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 시간이 많으니 틈틈히 그 책을 읽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 인간은 원래 육식을 하는 동물이 아니다. 육식동물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지고 있고, 위산이 고기를 분해시키기에 알맞게 강해서 빠른시간내에 소화 시키는데 반해서 초식동물과 인간은 편평한 어금니와 고기를 분해시키는데 오래걸리는 약한 위산을 갖고있고, 날카로운 손,발톱도 없다. 육식동물은 모공이없고 혀로 땀을 배출하는데 초식동물과 인간은 피부에 모공을 갖고 땀을 배출시킨다. 
- 고기는 죽은 살덩이라 그순간부터 부패가 시작되는데 그래서 육식동물이 빨리 사체를 먹어치우는 것.
이 부패를 늦추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물질 질산나트륨, 아산질염나트륨등 화학물질은 불행하게도 죽은 동물들의 혈액에 있을 때와 살아있는 사람의 혈액에 있을 때가 구분되지 않는다.
- 심장병, 암등 고기를 먹기 시작한 이후로 인간들은 이런 병들에 힘들어 하고 있고 채식주의 식단만으로도 심장발작의 85%, 암의 60%를 예방할 수 있다. 
- 발암물질 니트로사민은 동물에게서 100% 발견되고, 고기속에는 위험 화학물질, 진정제, 항생제, 호르몬제등 2700여가지의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 광우병. 풀을 먹어야되는 동물들에게 곡식을 먹이고, 그 곡식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땅, 물,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얘네들은 엄청 많이 먹는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70% 퍼센트의 곡식은 식용가축들에게 급여되는데 이만큼의 곡식은 8백만명의 사람들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 대부분의 농장들은 불결한 환경에서 동물들을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을 몰상식하게 다루고 검사하는 사람들도 대충검사한다. 동물들이 먹는 먹이작물들도 농약으로 오염되어있다. 
- 식용 가축들을 키우기 위해 사용되는 물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1파운드의 소고기를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은 2만3천 리터인데 이 물은 6개월동안 샤워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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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번에야 말로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채식주의, 비거니즘 등등 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이제 고기.. 못먹겠다. 

아 단백질,
같은 양의 이 음식들에 포함된 실제 단백질의 양
콩 356
쌀 260
옥수수 211
밀 138
고기(모든종류)45
소고기 20

캐나다에서 얘기한 얘가 말한건 헛소리였다. 걔가 그냥 음식을 제대로 안먹은것. 
콩, 퀴노아, 쌀, 렌틸콩, 옥수수, 오트밀, 채소, 씨앗류, 견과류만 제대로 잘 섭취해도 고기먹는것 보다 훨씬 많은 단백질 섭취가능. 

동물성 단백질엔 콜레스테롤이랑 지방이 같이있지만 
식물성엔 단백질은 있지만 콜레스테롤과 지방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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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화학물질로 오염되었고, 바닷속은 각종 중금속과 쓰레기로 오염되어서 해산물도 먹지말라는데 그렇게 따지면 GMO 채소 과일들도 못먹을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먹을 것 없음. 채식주의하면 적어도 동물들은 안죽여도 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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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니까 비건으로 아예 유제품, 계란, 해산물 다 안먹으면 피부도 좋아지고 군살도 빠지고 머리카락도 윤기나고 그런다고.. 근데 채식하고 속은 훨씬 편해짐. 우유대신 두유나 아몬드우유 먹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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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산스크리트어로 고기라는 말에는 
"나는 지금 미래의 어느날 내 살덩이를 먹게될 이 동물의 살덩이를 먹는다." 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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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what you eat. 
뭘 먹든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본인의 선택이지만 내 선택이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그게 어떤 동물의 생명이 되었건, 내생명이 되었건.

그리고 다 적절한 때가 오면 관심이가고 모든것이 다 나에게 말을 해주고 도와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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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이를 키우면서 말만 못할 뿐이지 얘도 우리랑 똑같이 웃고, 울고, 내가 슬프면 알아채서 위로해주고, 다치면 피가나고, 아프다고 표현하고, 좋고 싫고 표현하고, 트림하고, 토하고, 코골고, 잠꼬대하고 하는걸 보면서 동물도 우리랑 똑같은 존재라는걸 깨달았다. 

아빠는 간장이를 키우고나서 개고기를 끊었다고 했다.
나는 약간 오래걸렸지만 이제 동물을 먹는걸 그만할 것이다. 

간장아 사랑해 내새꾸



새해맞이 영국내 여행(Eastbourne, Seven sisters cliffs, Brighton)

Seven sisters clif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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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이 나왔는데 응? 금토일 연속휴무래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영국애들한테 나 삼일 연속휴무있어서 국내여행 조용하고 평화로운데좀 추천해줄래 했더니 여기 추천해줬다. 안그래도 몇번 들어봤어서 가고싶다, 가야지 했었는데 스케줄 나온거 본 그날 바로 급 기차표, 숙소 예매하고 신나서 룰루랄라하고 있었는데 몇일 뒤에 그다음주 스케줄이 월화수 휴무야? 6일연속 휴무라니 신청도 안했는데 또 그거 보자마자 바로 그 주변 어디가지 찾다가 브라이튼 2박 더 예매, 브라이튼에서 런던오는 기차표 예매. 이스트본에서 런던오는 기차표는 날렸지만 괜찮아.

원래 몇주, 몇달 전부터 알아보고 예매하고 찾아보고 어느정도 알고 가야지 마음이 놓이는 스타일인데 이렇게 급하게 별 생각, 계획 없이 가는 여행도 나쁘지 않았다. 사실 날씨 알아볼 때는 구름구름 바람바람이어서 살짝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덜 춥고 해가 계속 옆에 있어줘서 너무 좋았다. 겨울이다보니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더 좋았음 대부분 저 넓은 언덕에 나 혼자있고 사람있어도 한두명 지나가거나 내가 말해도 안들리는 거리에 있었다. 

사람들이 많은데에서 혼자있으면 조용히 속으로 얘기하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까 무슨 바람한테, 해한테, 나한테 얘기하고 그렇게 되던데.. 바람아 밀지마, 해야 고마워 가지마 
안그래도 절벽인데 바람 너무 불어서 떨어질까봐 가까이 안감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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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쇼핑센터 사람 미어터지고, 호주에서는 바다 그냥 대중교통 기차타고 몇정거장만 가면 맨날 봤었는데 런던은... 똥물 탬즈강.. 인간 너무많고 나혼자 조용하게 쉬고싶어서 간거 였는데 거의 등산하고 왔다. Cuckmere Haven 부터 Eastbourne Pier 까지 바람이 불던말던 계속 걷고 언덕 오르락내리락하고 걷고 또 걸었다. 알고보니 그 윈도우 배경화면에 있는 초록 언덕들이 여기라던데.. 

다리아파서 중간에 버스탈까 했는데 버스는 무슨 세번을 갈아타야되고 걷는게 시간이 오히려 적게걸려서 그냥 잠깐 쉬고 계속 걸었다. 숙소도착했더니 세상피곤 앱 확인했더니 약 삼만보 걸었고 165층 오르락내리락 했다고 했다. 욕조딸린 방에서 러쉬 배쓰밤 사온걸로 목욕하고 태국음식 포장해와서 먹고 힐링

Seven sisters Beachy head
Cuckmere Haven 부터 Eastbourne Pier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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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오바해서 온몸에 근육뭉치고 쑤시고 난리났음. 그래도 포기할 수 없이 바닷가로 가서 걷고, 이스트본 피어 구경하고, 시내 길거리 돌아다니고, 타우너 갤러리 갔는데 작아서 한시간도 안되서 다 본듯. 엽서 몇개 사고, 동네는 작고, 날씨는 춥고, 몸은 쑤시고 해서 작은 까페 들어가서 브렉퍼스트 먹고 과일이랑 물이랑 간식 산담에 다시 호텔로 가서 낮잠자고 사진보고 차마시고..

오기전에는 아, 여행하면 새해맞이 계획들도 세우고, 생각도 많이 하겠지? 했는데 왠걸, 생각 없음. 
"아추워", "너무추워", "뭐먹지", "졸리다", "다리아퍼"...
결국 먹고, 자고, 걷고, 읽고, 쉬고.. 이게 바로 휴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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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본에서 브라이튼가는 Coaster 버스가 있는데 경치 너무 좋아.. 5파운드에 티켓사면 하루종일 무제한으로 타도 된다는데 난 두번 다 하루에 한번 타고 끝.. 그래도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갔으니까 괜찮아.
근데 이 버스가 약간 동네버스+투어버스 인게 무슨 버스 정류장 1-3분마다 한번씩 멈춘다. 새버스 타면 2층에 테이블 하나 있는데 유에스비 충전도 할 수 있고 버스에 와이파이 제공된다. 

와이파이고 뭐고 바깥 풍경 보는게 더 좋아 

Brighton Pier

Brighton P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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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본 너무 급하게 일주일 전에 예매해서 호스텔 꽉차서 호텔로 예약했는데, 브라이튼은 더 급하게 찾았고 이미 이스트본에서 런던가는 기차표를 환불 혹은 변경할 수 없었고 나 이번에 뭐 사야될거 있어서 최소한의 지출로 찾다가 2박에 15파운드(약 2만2천원) 호스텔 찾아냄 급 예약하고 갔는데 위치가 진짜 대박 너무좋아 바로 브라이튼 피어 앞.. 

직원도 친절하고 약간 건물이 오래되고 그런건 있는데 처음에 준 방 맘에 안들어서 바꿔준 방이 뷰가.. 세상에 그냥 바로 피어 보이고 바다보이고 침대는 삐걱삐걱 거렸지만 뭐 이틀이니까, 방안에 화장실(+샤워)있고 물어봤더니 수건도 그냥 빌려줬음 아. 조식도 제공해줌 

이스트본, 브라이튼 사람들 넘나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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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에는 작고 예쁜 가게들이 많다. 예쁜 엽서, 사진 인화해서 파는곳, 빈티지가게, 은반지, 은 장식품들, 크리스탈, 귀엽고 웃긴 소품들 파는 가게들.. 예전같았으면 정신 못차리고 샀을텐데 게다가 지금 세일 중이었는데도 음.. 별로 
안삼 엽서는 몇개 샀는데 다른건 뭐 이제 필요 없는 예쁜쓰레기를 안 사고 지나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차라리 먹을거를 사던가, 여행지 교통, 숙소, 새로운 경험, 소모품들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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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팔뚝살등 불필요한 지방 없애기를 돕기위해 먹는 양 줄이기에 노력중인데 그동안 음식 남기는거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 극혐이라 음식물 쓰레기 만드는 것도 싫고 약간 강박증 같은거 있어서 내 접시에 있는 음식, 나에게 주어진 음식은 대부분의 경우 끝까지 다 먹었는데 이젠 배불러서 못 먹겠으면 남겨야겠다. 내가 담을 수 있으면 조금 덜 담고, 어디가서 먹는건데 너무 많이 줬으면 어쩔 수 없이 남겨야지 먹기싫은데 꾸역꾸역 먹는것보다 약간 남기는 것도 괜찮아.

이번 여행중엔 거의 하루에 한끼 식사하고 나머지는 과일이나, 간식거리 먹었는데 다 성공

태국음식 팟씨유가 너무 먹고싶어서 검색하다가 숙소에서 3분거리에 별4개이상인 음식점이 있길래 가서 포장하고 치즈케이크도 주세요 해서 돌아와서 먹었는데 팟씨유는 좀 짰다.. 근데 이 치즈케이크가 모든걸 만회했음. 와 내가 여태까지 먹어봤던 치즈케이크중에 진짜 맛있는 치즈케이크 다섯손가락 안에 꼽는다. 데코레이션도 넘나 예쁘게 했고 나의 첫날 마지막 음식으로 완벽. 행복해지는 맛
*Seeracha* Eastbourne

에이미네 까페라고 이스트본에 있는데 여기도 평점 높아서 한번 가봤다. 이게 작은 브렉퍼스트라 그래서 시킨건데 무슨 양이 엄청많아... 소세지 조금 남김 도대체 보통 브렉퍼스트는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 주문하고 만들기 시작하는지 좀 오래 걸렸는데 맛있고 다 직접 만드시는것 같았다. 일하시는 분들도 다 친절친절 저게 5파운드였다. 다시한번 실감하는 런던의 물가. 여기도 영국인데 가격차이가.. 아 근데 현금만받음
*Amy's cafe* Eastbourne

친구가 브라이튼에 피시앤칩스 영국최고맛집이 있대서 거기갈라고 알아놨는데 내가 있는 일,월요일에는 문을 안여는 대참사가 발생.. 그래서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브라이튼 피어 옆에있는 피시앤칩스가게 들어가서 피시앤칩스 주세요 해서 기다려서 받은것. 춥고 바닷바람이 아무리 불어서 얼어죽어도 난 바닷가에서 피시앤칩스를 먹겠다. 주문하고 바로 만들어줬는데 진짜 바삭바삭하고 신선하고 너무 맛있었다. 약간 너무 튀김만 있어서 기름지긴 했는데 영국에서 먹었던 피시앤칩스중에 제일 성공적. 런던에서 무슨 제일 맛있다는 피시앤칩스가게 갔었는데 비싸기만 하고 별로였는데 그냥 피시앤칩스는 신선하게 바로 튀겨주면 다 맛있는거 아니냐.. 아무튼 여기도 친절하고 맛있고 바닷가 앞이라서 더 좋아. 
*Seasiders* Brigh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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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실수로 갔던 허리크리슈나 템플에서 나갈라니까 다시 오라면서 책을 한권 쥐어줬었는데 the Higher taste라고 약간 채식주의 그런 책이었다. 내 방에 놓고 한두페이지 읽었다가 결국 끝까지는 안 읽었었는데 하우스메이트중 한명이 채식주의 할거라고 해서 이거 읽어보고 좋으면 걔 추천해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얘가 얼마전에 이책을 꺼내더니 나한테 추천해주는것이었다. 뭐야 그래서 나도 이책 가져가서 내가 너한테 추천하려고 했던건데!!!! 

책이 작고 가벼워서 여행할때 가져갔었다. 시간도 많고 랩탑도 안가져왔고 해서 간간히 읽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요즘에 안그래도 내가 요리해서 먹으면서 생고기 사는것도, 만지는것도 싫어서 고기 잘 안먹는 중이었고, 주변에 채식주의자들이 몇몇 있었을때도 내가 채식주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해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봤고, 동물들을 사랑하니까 그래도 미안해 고기는 못끊겠어 라고 했었는데 이제 적어도 고기는 안먹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이미 내 냉장고에 있는 다진고기가 포함되어있는 음식들을 다 먹고 나면, 이제 6개월동안 한번 도전해보고 계속 이어나가는 걸로. *비건아님. 버터, 치즈, 요거트 이런거는 먹을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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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 여행중에 계속 생각했던 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것. 나한테 주어진 모든것에 감사하고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내 가족, 친구들 감사하고 사랑하고 행복하다는 것. 이모든 기회와 경험으로 내자신이 계속 발전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신기하고 즐겁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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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17년, 안녕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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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 런던에서의 2년 시작
- 호치민, 바르셀로나, 리스본, 파리 여행
- 블로그 시작
- 불교철학 코스
- 온라인 VR 코스
- 내안의 세계 다스리는 법 배워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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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파티고 나발이고 연말이라 리테일은 미어터지게 바쁘기 때문에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데도 안가고 싶었다. 내 계획은 올해안에 VR코스 끝내기, 보통의 휴무날처럼 빨래, 샤워, 요가, 요리하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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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리만들기 
- 강낭콩? 그 약간 붉으스름 한 콩팥모양 콩을 삶는다. 통조림사서 그냥 뜯어도 됌 
- 다진소고기를 냄비에 넣고 다진마늘과 볶는다
- 양파, 파프리카, 고추, 토마토를 1센티 정도로 사각형으로 잘게 자른다
- 볶던 고기에 양파, 토마토 다진것 넣고 볶다가 토마토 다진것 통조림 뜯어서 붓는다 계속 젓는다
- 갈릭파우더, 칠리파우더, 파프리카파우더, 허브등등 마음에 드는거 넣으면서 계속 젓다가 파프리카, 고추도 넣고, 옥수수콘도 넣는다. 나는 냉동 옥수수 넣었는데 통조림 넣어도 됌 
- 거의 다 익은거 같으면 소금, 후추, 칠리플레이크, 실란트로(고수) 다진것 넣고 
- 치즈 올려서 녹여서 나쵸랑 같이 먹으면 맛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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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칠리랑 나쵸랑 먹으면서 하우스메이트들이랑 올해에 있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여행지 등등 얘기하면서 놀다가 옆집친구, 하우스메이트 남친등등 와서 뒷마당으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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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사와서 불지피고, 스피커 갖다놓고 음악틀어놓고 스모어 만들어 먹고, 얘네들은 와인, 보드카, 사이다 마시고 나는 비트루트주스(내버전 무알코올 와인) 마시면서 얘기하고 놀았다
스모어 만들기
- 마쉬멜로우, 비스킷, 초콜릿을 준비한다
- 마쉬멜로우를 꼬치에 끼운뒤 모닥불에 익힌다
- 익은 마쉬멜로우를 비스킷이랑 초콜릿이랑 같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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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보름달 다되어가는 달이 엄청 밝게 하늘에 떠있었고, 달 무지개도 보고, 이동네 사람들 불꽃놀이에 미쳐가지고 아주 사방팔방에서 불꽃놀이 터트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달구경, 불구경, 불꽃놀이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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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는 
- 식단조절. 빵, 밀가루음식 줄이기. 안먹으면 좋겠지만 맛있어서 가끔은 허용
                설탕줄이기. 쿠키, 밀크초콜릿등 나설탕입니다. 하는것들 될 수 있으면 안먹기
                우유대신 두유, 아몬드밀크, 코코넛밀크 마시고 고기도 줄이고 채소, 곡물위주로 건강식
- 운동, 요가 꾸준히해서 불필요한 지방, 셀룰라이트 태워버리기. 뱃살 팔뚝살 없앨것
- 영국내 여행, 유럽여행 더 자주 많이 하기 
-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코스 찾아서 배우고 싶은것들 많이 배우기 
- 새로운것에 도전하고 내가 좋아하고 안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내고 나 자신에 대해서 더 알아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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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은 일요일로 끝나서 2018년 새해는 1월 1일 월요일로 새로운 해, 새로운 주, 새로운 날로 상큼하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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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햅삐누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