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




런던에서 길거리 지나가다가 허리크리슈나 템플에서 길거리 춤추면서 지나가다가 놀러오라고 초대장같은걸 받았는데 한국에서는 절=템플 하면 보통 불교절이라 당연히 템플이면 다 불교절인줄 알았다. 
하우스메이트랑 재밌는곳 데려가기로 해서 허리크리슈나 템플 갔다가 난 조용한걸 기대하고 갔는데 너무 춤추고 노래하고 난리나서 음.. 불교절을 찾아가자 하고 나가는데 안내해주시는 분이 책을 한권 쥐어주면서 다시 돌아오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불교절 찾아내서 가고 놀다가 집와서 책은 그냥 책상위에 놓고 저번에 한번 열어보고 괜찮네 채식주의 식단 레시피네 하고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딴거 하느냐고 못읽었다. 

다른 하우스메이트가 자기 채식주의자 할거라고 무슨 얘기를 자꾸 하길래 저책 다 읽고 얘한테 추천하고 빌려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안읽은 상태여서 그 책은 계속 내 책상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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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le Grandin (google image)
템플 그랜딘이라는 영화를 몇년전에 보고 충격을 받았다. 가축으로 사육되는 소를 어떻게 도축하는지, 사람들이 그 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등등 너무 슬프고 안타까웠다. 

한동안 새빨간 소고기를 보거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고기를 먹을 때 역겨워서 먹는걸 피한적이 있었다. 
모피, 가죽, 고기등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캠페인 등을 봤을때 아, 슬프고 미안하다 동물들아 미안해 그렇지만 고기먹는걸 멈추진 않았었다. 


캐나다에서 만났던 어떤 친구가 본인이 채식주의자 였었는데 단백질 섭취가 안되서 머리카락이 빠졌고 그래서 이제 다시 고기를 먹는다고 했었다. 

내가 채식주의를 하려고 마음먹기 어려웠던 가장큰 이유가 단백질 공급, 탈모나 손발톱 부러지면 어떡해?
캐나다나 호주에 살때 단백질공급이라는 이유로 가끔씩 고기를 사서먹거나 메뉴를 고를때 고기가 들어간걸 선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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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옥자가 넷플릭스에서 동시개봉을 해서 봤다. 다시한번 죄책감을 느꼈지만 고기를 그만먹어야겠다는 다짐은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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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장을볼때 생고기를 사고싶지 않았다. 요리를 할 때 생고기를 만지고 싶지도 않았다. 생고기를 칼로 썰때면 이러다가 내 손가락도 같이 썰어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나 생고기 사는거랑 요리하는거 싫다니까 채식주의한다는 하우스메이트가 그럼 먹지마라고 했다. 그치만 아직도 햄버거를 먹고 치킨이 들어간 태국볶음쌀국수를 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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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몇몇 채식주의자들과 비건(동물한테서 나온 모든 식재료 안먹는 사람들. 고기, 계란, 유제품, 해산물 전부다)인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냥 저렇게 살면 힘들겠다. 쟤네들은 뭐먹고 살지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채식주의자나 비건인 친구들은 그냥 본인들이 채식주의자, 비건이라고만 했지 고기먹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뭐라고 하는걸 본적이 없다. 오히려 고기먹는 사람들은 채식주의자, 비건들을 비웃고 싫은티를 내는건 많이봤어도. (물론 예외는 있겠지. 고기먹는 사람들 비난하는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들도 있긴 있을거다 내가 못봤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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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를 시작한 하우스메이트가 집에오더니 나보고 이책을 읽어야 된다면서 추천해주는데 응? 내가 너한테 추천해주려고 한 책을 꺼내서 설명을 하는것..? 깜짝놀래서 에? 너 그거 내가 너한테 추천해줄라고 한거야 다 읽고나서 추천하려고 했는데 얘가 먼저 추천함. 그래서 내 이스트본, 브라이튼 여행할때 챙겨갔었다. 브라이튼은 채식주의, 비건까페로 유명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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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이랑 같이살고, 간장이를 사랑하고 동물들을 사랑해서 동물들을 보는건 좋지만 걔네들을 너무 좁은 공간에 가둬놓는게 싫어서 이제 더이상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도 안가는데 고기를 줄이긴 했지만 아직도 먹고 있었다는게 뭔가 약간 모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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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 시간이 많으니 틈틈히 그 책을 읽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 인간은 원래 육식을 하는 동물이 아니다. 육식동물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지고 있고, 위산이 고기를 분해시키기에 알맞게 강해서 빠른시간내에 소화 시키는데 반해서 초식동물과 인간은 편평한 어금니와 고기를 분해시키는데 오래걸리는 약한 위산을 갖고있고, 날카로운 손,발톱도 없다. 육식동물은 모공이없고 혀로 땀을 배출하는데 초식동물과 인간은 피부에 모공을 갖고 땀을 배출시킨다. 
- 고기는 죽은 살덩이라 그순간부터 부패가 시작되는데 그래서 육식동물이 빨리 사체를 먹어치우는 것.
이 부패를 늦추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물질 질산나트륨, 아산질염나트륨등 화학물질은 불행하게도 죽은 동물들의 혈액에 있을 때와 살아있는 사람의 혈액에 있을 때가 구분되지 않는다.
- 심장병, 암등 고기를 먹기 시작한 이후로 인간들은 이런 병들에 힘들어 하고 있고 채식주의 식단만으로도 심장발작의 85%, 암의 60%를 예방할 수 있다. 
- 발암물질 니트로사민은 동물에게서 100% 발견되고, 고기속에는 위험 화학물질, 진정제, 항생제, 호르몬제등 2700여가지의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 광우병. 풀을 먹어야되는 동물들에게 곡식을 먹이고, 그 곡식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땅, 물,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얘네들은 엄청 많이 먹는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70% 퍼센트의 곡식은 식용가축들에게 급여되는데 이만큼의 곡식은 8백만명의 사람들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 대부분의 농장들은 불결한 환경에서 동물들을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을 몰상식하게 다루고 검사하는 사람들도 대충검사한다. 동물들이 먹는 먹이작물들도 농약으로 오염되어있다. 
- 식용 가축들을 키우기 위해 사용되는 물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1파운드의 소고기를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은 2만3천 리터인데 이 물은 6개월동안 샤워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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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번에야 말로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채식주의, 비거니즘 등등 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이제 고기.. 못먹겠다. 

아 단백질,
같은 양의 이 음식들에 포함된 실제 단백질의 양
콩 356
쌀 260
옥수수 211
밀 138
고기(모든종류)45
소고기 20

캐나다에서 얘기한 얘가 말한건 헛소리였다. 걔가 그냥 음식을 제대로 안먹은것. 
콩, 퀴노아, 쌀, 렌틸콩, 옥수수, 오트밀, 채소, 씨앗류, 견과류만 제대로 잘 섭취해도 고기먹는것 보다 훨씬 많은 단백질 섭취가능. 

동물성 단백질엔 콜레스테롤이랑 지방이 같이있지만 
식물성엔 단백질은 있지만 콜레스테롤과 지방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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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화학물질로 오염되었고, 바닷속은 각종 중금속과 쓰레기로 오염되어서 해산물도 먹지말라는데 그렇게 따지면 GMO 채소 과일들도 못먹을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먹을 것 없음. 채식주의하면 적어도 동물들은 안죽여도 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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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니까 비건으로 아예 유제품, 계란, 해산물 다 안먹으면 피부도 좋아지고 군살도 빠지고 머리카락도 윤기나고 그런다고.. 근데 채식하고 속은 훨씬 편해짐. 우유대신 두유나 아몬드우유 먹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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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산스크리트어로 고기라는 말에는 
"나는 지금 미래의 어느날 내 살덩이를 먹게될 이 동물의 살덩이를 먹는다." 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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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what you eat. 
뭘 먹든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본인의 선택이지만 내 선택이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그게 어떤 동물의 생명이 되었건, 내생명이 되었건.

그리고 다 적절한 때가 오면 관심이가고 모든것이 다 나에게 말을 해주고 도와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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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이를 키우면서 말만 못할 뿐이지 얘도 우리랑 똑같이 웃고, 울고, 내가 슬프면 알아채서 위로해주고, 다치면 피가나고, 아프다고 표현하고, 좋고 싫고 표현하고, 트림하고, 토하고, 코골고, 잠꼬대하고 하는걸 보면서 동물도 우리랑 똑같은 존재라는걸 깨달았다. 

아빠는 간장이를 키우고나서 개고기를 끊었다고 했다.
나는 약간 오래걸렸지만 이제 동물을 먹는걸 그만할 것이다. 

간장아 사랑해 내새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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