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도착 후 일주일



런던을 가야겠다고 생각한건 캐나다에 있을 때였다.
한국이라는 지구반대편에서 온 애가 신기했는지 코워커들은 한국에 돌아갈거니, 언제 돌아갈거니, 한국에 돌아가면 뭐할거니 등등 물어보곤 했었다. 사실 캐나다에 갈 때만 해도 그 이후에 무슨일이 있을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캐나다에서 살아보는거 그리고 다시한번 뉴욕여행을 가는거.

얘들이 자꾸 물어보니까 나도 이제 뭘 해야하나 생각을 해 보다가 여기서 사는게 좋고, 문화교류를 하는게 좋고, 어렸을 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나라에서 각각 1년씩 살아보고 싶다 라고 했던게 생각이 났다. 심지어 그땐 워홀이라는 제도가 있는것도 몰랐는데.. 혹시 워킹 홀리데이가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 워킹 홀리데이는 우리나라랑 계약을 한 몇몇 나라에 가서 그나라 국민이랑 같은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비자. 공부랑 여행도 할 수 있다. 원래 의도는 청년들이 여행과 문화교류를 하면서 여행자금을 벌 수 있는 정도? 만 서른살 이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음. 나라별로 모집시기나 인원이 다르니 자세한건 외교부 워킹 홀리데이 사이트에 가시면 됩니다.

그러다가 생각난게 그냥 또 워킹 홀리데이나 갈까. 그때 영국이랑 YMS를 체결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영국은 2년이라는걸 듣고 솔깃했었다. 하지만 영국에 곧바로 가는건 뭔가 좀 무서웠다. 같이 일하는 영국에서 온 에이미의 말을 알아듣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고 너무너무 비싸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기 때문에.
그래서 생각했던게 캐나다와 영국 사이에 호주를 가야겠다! 영국은 어차피 일년에 두번밖에 안뽑고 억양이 미국, 캐나다랑 너무 다르니까 호주를 중간에 가서 호주는 돈을 많이 준다고 하니까 호주에서 돈도벌고, 영국억양에 가까운 말도 들으면서 익숙해져야겠다. 그리고 영국을 가는거지!

정말 신기한건 그게 내 생각대로 이루어져서 지금 런던에 왔다는거.

그리고 호주, 뉴질랜드에 있었던 약 8개월의 시간은 정말 소중했고 지금 영국생활을 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호주 별 관심 없었는데 너어무좋아.

그래서!

런던에 온 일주일동안,
- 첫째날 아침 7시에 히드로공항에 도착->에어비앤비 근처 쇼핑센터까지 튜브를 갈아타고 가서 유심을 사서 폰개통을 하고->숙소로 버스타고 가서 샤워하고->친구집근처 우체국에 가서 영국신분증을 찾고->숙소로 돌아와서 뻗음.
- 둘째날 엔아이넘버 폼 받으려고 전화해서 신청함->시티센트럴 구경하러감->인디텍스본사가서 이력서내고->어반아웃피터스 직원이랑 얘기하다가 얘네집에 방 있다고 구경감->숙소
- 셋째날 그 집에 다시감 집주인이랑 얘기하려고, 그러다가 계약하고 거기서 하루종일 놀고먹고 한밤잠...
- 넷째날 숙소로 돌아와서 잠깐 쉬고 한국에 가있는 영국친구가 소개시켜준 친구랑 점심먹음
- 다섯째날 뉴질랜드에서 만났던 런던친구들이랑 저녁먹음
- 여섯째날 인디텍스본사에서 그룹인터뷰, 개인인터뷰->거기서 만난 대만친구랑 공원가서 놀고 인터뷰 붙었다고 내일 매장가서 인터뷰보라구 전화옴
- 일곱째날 쇼핑센터 구경하고 매장가서 인터뷰보고 전화옴 아니 진짜 왜캐빨라
- 여덟째날 시티구경하고 왔더니 엔아이넘버 폼 와있어서 작성함
- 아홉째날 비알피카드 복사하고 엔아이넘버 폼 우편부치고 하루종일 놀고먹고 잼

어반아웃피터스에서 얘기할때 어떤 다른친구도 같이 얘기했는데 한국에서 왔다니까 빅뱅팬이라고 왜 영국 안오냐고 영국오면 티켓값 얼마던지 갈거라고 함 열정...
그룹인터뷰 보고 내 양옆에 우즈베키스탄, 대만애 오더니 너 어디서 왔냬서 한국이라 했더니 한국드라마 완전 좋아한다며 도깨비도 알고 김치좋아하고 난리남.. 우리나라 대단하다..

요번에 느낀건 사람들이랑 말을 많이 할 수록 빨리 적응할 수 있는것 같음.
가게가서 직원들한테 물어보다가 인디텍스 본사가서 이력서내는것도 알게되고 다른매장가서 물어보다가 집도 구하게되고 런던 너무 사랑스러운거 아니냐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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